'코지 판 투테' 지휘 김여진 "모차르트는 인간을 치밀하게 관찰했어요"

1 week ago 9

오스트리아 빈 심포니에서 부 지휘자로 활동한 지휘자 김여진  / 김여진 제공.

오스트리아 빈 심포니에서 부 지휘자로 활동한 지휘자 김여진 / 김여진 제공.

한국인 여성 지휘자 중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심포니의 부지휘자를 지낸 지휘자 김여진(35)이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통해 국내 오페라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다.

"30대 초반 모차르트가 인간 심리를 얼마나 치밀하게 관찰했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베세토오페라단 연습실에서 만난 김여진은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인간 심리의 복잡함과 관계의 불안정성을 해학적으로 해부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코지 판 투테>는 1790년 초연됐다. 이듬해 3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가 죽기 1년 전 34세 때 발표한 오페라다. '여자는 다 그래'라는 뜻의 제목처럼, 연인들의 지조를 시험하기 위해 변장한 약혼자들의 유혹에 흔들리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영원하고 순결한 사랑'이라는 환상을 유쾌하게 비튼다.

김여진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한 것도 작곡가가 음악 속에 숨겨놓은 인간 심리의 묘사다. 그는 "이 작품은 단순한 희극 오페라가 아니다"며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흔들리며 생기는 감정 변화가 음악 안에 매우 정교하게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과 질투, 호기심과 불안이 빠르게 교차하는 감정의 흐름이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의 노래 속에 치밀하게 녹아 있다는 것이다.

2014년 이화여대 작곡과를 졸업한 김여진은 이후 오스트리아 빈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지휘자의 길을 걸었다. 빈 국립음대 재학 시절에는 빈 슈타츠오퍼에서 활동한 교수들에게 오페라 지휘를 직접 배웠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빈 심포니에서 콜롬비아 출신 지휘자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 밑에서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리허설 현장에서 빈 특유의 프레이즈 처리와 전통적 앙상블 해석 방식을 몸소 익혔다고 회상했다. 이번 오페라를 지휘하며 오랜 시간 유럽에서 활동하며 체득한 '정통 모차르트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여진은 모차르트 음악의 핵심으로 ‘프레이즈의 대조(contrast)’를 꼽았다. "같은 구절이라도 한 번은 강하게, 또 한 번은 아주 부드럽게 표현하는 식으로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음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특히 모차르트 특유의 프레이즈 처리와 마지막 음을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세토 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연습을 이끄는 지휘자 김여진 / 김여진 제공.

베세토 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연습을 이끄는 지휘자 김여진 / 김여진 제공.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주요 감상 포인트로는 2막에서 도라벨라와 굴리엘모가 사랑에 빠지는 듀엣 장면을 꼽았다.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오케스트라가 대신 노래하는 순간이죠”라며 “관객이 스타카토를 연주하는 바이올린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인다면 음악 속에 숨어 있는 인물들의 마음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베세토 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 연습을 지휘하는 김여진 / 사진. 김여진 제공.

베세토 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 연습을 지휘하는 김여진 / 사진. 김여진 제공.

이번 공연은 김여진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고국의 오페라단 무대에 처음 데뷔하기 때문이다. 특히 베세토오페라단의 가장 큰 강점으로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 온 제작팀 특유의 신뢰와 연대감”을 꼽았다. 관객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이번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은 이 작품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과 김여진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는 두가지 생각이 들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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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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