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 동시 상장이 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양대 거래소가 수수료 수익 확대를 위한 상장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업비트·빗썸이 3종 암호화폐를 동시 상장했다. 지난 9일 무브먼트 (MOVE)에 이어 다음날인 10일 매직에덴(ME), 지난 16일 모카 버스(MOCA) 역시 같은 날에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이른바 '상장 빔'이라 불리는 신규 상장 직후 급등 현상도 두드러졌다. 동시 상장은 그 자체로 투자자 관심을 끌어 거래량을 늘리는 데다 시장 활황기에 매수세 집중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다.
무브먼트는 업비트 기준 상장 직후 464원에서 2263원으로 387% 급등했고 매직에덴은 7298원에서 16000원으로 119% 상승하며 시장 주목을 받았다. 모카버스는 125원에서 680원으로 444% 치솟았다. 지난 7월 업비트 빗썸에 레이어제로(ZRO)가 동시 상장 직후 약 100% 가격 상승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불장'일 때마다 동시 상장이 늘어나지만 지난 3월 상승장보다 증가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상승장에서는 업비트·빗썸은 4월 아카시네트워크(AKT), 5월 제타제인(ZETA) 각각 한 달 간격으로 동시 상장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동시 상장이 급증하는 현상은 단순히 시장 열기를 반영하는 것 이상으로 규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장에서 동시상장은 거래량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곧 거래소 수수료 수익 증가로 연결된다”라면서 “국내 거래소가 규제로 인해 선물·레버리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코인 상장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업비트에서 무브먼트는 900원대, 매직에덴은 4351원대, 모카버스는 181원대에 거래되며 상장 직후 대비 3배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