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유준하 기자] 코스피가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마감한 가운데 단기간 가파른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이날 급락은 추세적 하락 전환보다는 패닉성 매도에 불과하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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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매파’ 워시 지명에 투심 위축…‘블랙 먼데이’ 촉발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5224.36) 대비 5.26% 밀린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5년 4월 7일 5.57% 하락한 이후 10개월 만의 가장 큰 폭 하락률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되며, 올해 첫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까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블랙 먼데이’를 부추긴 요인으로는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하면서 매파(통화긴축)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이 한 달 만에 20% 넘게 급등하며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케빈 워시의 지명이 차익실현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는 그간 인플레이션 통제와 관련해 과거에 매파 성향(통화긴축)의 입장을 보여온 데다가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도 매파적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 지명을 두고 진성 매파 성향인지, 아니면 과거 행보와 다른 금리인하에 열린 태도를 지닌 인물인지를 놓고 시장의 해석이 충돌했다”며 “여기에 지수 속도 부담, 차익실현 욕구가 연계돼 매도 압력이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위험 회피 심리는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정규장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4.80원 오른 146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매도 확대가 맞물리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6거래일 만에 97포인트를 넘어섰다.
여기에 원자재 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장중 12% 급락해 1980년대 초반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은 현물 가격은 장중 36%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썼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시장 급락의 출발점은 경기나 기업 펀더멘털이 아니라 금과 은의 급락으로 촉발된 담보 부족과 레버리지 구조의 붕괴로 추정된다”며 “강제 청산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은이 아니라 가장 빨리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팔았고, 그 결과가 아시아 주식, 지수선물, 암호화폐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시스템 붕괴 가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후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밸류 부담 여전”…증권가선 ‘과도한 반응’ 진단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중장기 상승 흐름을 훼손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 추세가 깨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조정 이후에는 이익 체력 및 정부 정책 모멘텀에 기반한 상승 국면에 재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가 이끄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으나, 과도한 우려는 점차 잦아들 것”이라며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주요국 증시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가장 저평가된 상태이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한지영 연구원도 “지수 속도 부담이 있는 구간이기에, 숨고르기성 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는 게 맞으나 하루에 4~5%씩 빠지는 것은 과도하다”며 “국내 강세장의 동력인 이익 모멘텀과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재료는 변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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