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고가 랠리 속 외국인은 9조원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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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선물 동반 매도…반도체 대형주 중심 차익 실현
상단 기대 이어지지만 과열 경계…25일 엔비디아 주목

  • 등록 2026-02-22 오후 2:32:05

    수정 2026-02-22 오후 2:32:05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9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기관과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연초 이후 가파르게 뛰었지만, 상승을 이끈 주도주에서 외국인이 물량을 덜어내는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기관 매수·외국인 매도’로 수급이 엇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9조 155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4조 6546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3조 797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사이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 26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5677.25)보다 131.28포인트(2.31%) 오른 5808.53에 마감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연초 이후 37.83% 급등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매도세는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비관’이라기보다 단기간 급등 폭이 컸던 대형주 중심의 비중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수 상승을 이끈 업종·종목에 매도가 집중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실제 외국인 매도 물량은 반도체 대형주에 쏠렸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005930)를 9조 5540억원어치 순매도해 가장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58.55% 급등했고, 지난 19일엔 처음으로 ‘19만 전자’에 올라섰다. 주가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오히려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000660)도 5조 9718억원어치 순매도하며 두 번째로 많이 판 종목에 올랐다. 이어 현대차(005380)(5조 2941억원), SK스퀘어(402340)(6374억원), 현대모비스(012330)(6090억원), 현대글로비스(086280)(541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많이 오른 종목의 비중을 줄이는 ‘단기 리밸런싱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코스피의 추가 상승 기대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리고 있고, 국내 증시의 이익 모멘텀이 이어진다면 고점 부담에도 불구하고 ‘상단’이 열릴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반도체 기업 이익 급증을 근거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5650에서 7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급등장 특유의 과열 신호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PBR이 2배에 근접한 것은 1990년대 초, 2000년대 초, 2007~2008년 이후 처음”이라며 “저평가가 해소됐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으나 밸류에이션 상승에 한계가 드러날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인공지능(AI) 설비 투자 확대가 소비 둔화와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코스피 하단 전망치를 4500에서 4300으로 낮췄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설 투자가 가속될 때, AI플레이션에 따라 유동성 환경이 훼손되며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가 상승할 수도 있다”며 “반도체 업종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오는 25일(현지시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실적 규모보다 가이던스와 매출총이익률(GPM) 등 수익성 지표”라며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시장 초점이 수익화 논란에서 성장 가시성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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