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시대…투자자 자기책임의 원칙 [양동운의 금융 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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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급팽창에 개인 삶도 증시와 직결
투자자 보호하는 자본시장법, 손실까지 보장하진 않아
투자와 투기 사이, 최종 판단과 책임은 결국 투자자 몫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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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변동의 영향성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을 금융시장(financial market)이라 합니다. 한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를 순환시키는 자금의 융통은 이러한 금융시장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금융상품 중 보다 위험이 큰 상품을 금융투자상품이라 하고, 금융투자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을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라 합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바로 이러한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무수한 금융거래와 실물거래의 흐름이 맞물려 회전하며 국민경제의 거대한 바퀴를 돌리는 역동적 시스템입니다.

금융투자상품은 ① 주식, 펀드 수익증권과 같이 투자손실의 최대치가 투자원금을 넘지 않는 '증권상품'과 ② 손실이 원금을 넘어설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투자상품에 속하지 않는 금융상품으로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없는 예금 상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도 있습니다. 자금을 운반하는 관념의 기구(instrument)임에도 실재하는 상품처럼 취급됩니다.

이러한 금융상품들의 규모와 종류는 날로 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 기업, 가계(개인)의 금융 의존도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유휴자금을 가진 기업과 가계의 금융자산 투자 비중과 금융소득이 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연히 개인의 삶은 금융과 더욱더 긴밀히 엮이어 가고 있습니다.

급팽창하는 한국 자본 시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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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자본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습니다. 1년 전 3000 정도의 코스피지수는 현재 9000을 바라보고, 2026년 4월 말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이 관리하는 금융투자상품의 규모가 1경 원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인구수로 나누면, 국민 1인당 약 2억원 정도가 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짐작하셨듯이, 특히 상장주식 투자의 약진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의 제도 변경을 바탕으로, 반도체 주도주의 약진과 대중의 투기적 욕망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일 것입니다.

올해 5월 은행의 가계 대출 총액은 6조9000억 원으로 4월의 2조1000억 원보다 크게 늘었는데, 이 중 많은 금액이 주식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개인의 삶을 위한 자원이 주식에 대거 투자되었고, 개인의 삶이 주식시장의 영향 아래 놓입니다.

자본시장법,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률

이렇듯 자본시장의 작동은 개인의 삶과 국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자본시장에 관한 법질서의 확립과 규율은 중대한 의미를 갖습니다. 금융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투자업자를 육성함으로써 자본시장의 혁신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7년 자본시장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투자업자(증권사, 운용사 등)가 준수하여야 할 의무사항과 영업행위 규칙을 통해, 그리고 내부자거래의 규제와 시세 조정의 금지 등의 규율을 통해 금융투자자를 보호합니다. 투자자 보호의 실효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2020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되어 금융상품 거래에 관한 준수사항과 준칙이 보다 구체화했습니다.
자본시장법 등을 통해 많은 금융분쟁이 해결되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거래나 투자 손실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면 계약법, 회사법의 기본 규정을 바탕으로, 주로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규정과 법리를 적용해 해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고객)에게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권유하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판매회사는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여야 합니다. 또한 권유하는 상품의 내용, 위험 등의 중요사항을 잘 설명하여야 하므로, 이를 위해 상품의 손익구조, 위험요인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금융투자업자가 상품의 매매와 관련하여 중요한 사항을 누락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경우 형사책임이 발생하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의 적용을 통해, '증권형 상품'인 라임펀드, 옵티머스 펀드 등의 수익증권에 투자했던 다수의 투자자가 투자 손실을 보전받은 사례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도 유사 쟁점의 금융분쟁 소송들이 국내 법원에 다수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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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손실은 보전받기 어려운 이유

앞서 말씀드렸듯, 주식도 금융투자상품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주식 투자거래에 대하여도 위 금융법률은 당연히 적용됩니다. 그런데도 주식 투자 손실을 본 경우 금융투자업자 등으로부터 손실을 보전받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금융법률 이면에 경제적 합리성과 자기책임의 원칙 등 근대사회의 기본 원리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업자가 고객 X에게 금융 투자상품 A에 대한 설명을 했다면, 그 뒤 동종 A 상품에 재투자하는 X에게 거듭 설명할 의무가 없다는 법리가 확립되어 있습니다. 이미 위험 등을 인식한 상태에서 A에 재투자 시 그 이익과 위험은 온전히 X에게 귀속되어야 하고, 제삼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른 결과입니다. 그래서 동종 상품에 반복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의 배상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은 작습니다.

1602년경 최초 등장한 특수한 금융투자상품인 주식이 오늘날은 대중들의 일상적 투자 대상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주식 상품의 성격, 내용, 위험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고, 그 종목을 자신이 선택해 투자한 이상 해당 위험은 투자자가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 최종적으로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 그 수익증권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라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결국, 위 법률 규정은 정보 비대칭의 불공정 상태를 해소해 투자자에게 경제적 합리성(즉, 최소 위험과 비용으로 최대 이익 추구)과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른 판단을 촉진하고 그 결과를 감수하도록 하는 중간 장치이므로, 그 이면의 전제와 법리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금융투자상품 투자에 적용되는 법리는 근대사회의 이성적 주체로서의 인간상과 상통합니다. 신분사회를 타파한 근대사회의 주체인 인간은, 신(神)이나 왕(王)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이성적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앞서 본 금융법률에 내재한 자기책임의 원칙은 이러한 인간상을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훨씬 더 감정적 존재로, 환경과 관습에 따라 행동하기 쉽고, 특히 불안과 공포에 매우 취약한 존재임이 드러나는 중으로 보입니다.

흔히, 투자와 투기를 구분합니다. 투자는 상품의 본질 가치를 살피고 장기적인 가치 증대를 목표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나, 투기는 시장 변동과 예측을 기반으로 단기적 수익을 노리며 과도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이성, 후자는 감정과 통할 듯도 하나 실제로 양자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근의 주식 투자 붐은 과연 어느 쪽일까요? 우리는 우리의 삶의 주체로서 판단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를 기꺼이 감당하고 삶을 계속할 능력을 지닌 존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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