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르티스가 세계관을 탈피한 하이퍼리얼리즘, 주체적인 협업 체제, 과감한 사운드 구사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스포츠동아 허민녕 기자] 케이(K)팝 ‘6세대의 시대’가 열렸다. 코르티스가 그 선두에 선 인상이다.
케이팝이 세계관의 4세대, 이지 리스닝으로 요약되는 5세대를 넘어 ‘6세대’로 명명 가능한 변곡점을 맞이한 인상이다. 패러다임의 가시적 변화를 ‘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구분해온 기존 방식에 따라 그 시작점을 5인조 남성 그룹 코르티스로 지목하는 일 또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세계관 프리’ 가상을 넘어선 하이퍼리얼리즘
기존 세대 특히 4세대를 설명하는 차별점은 ‘고도화된 세계관’과 정교한 서사에 있었다. 코르티스는 가상의 서사 대신 다분히 현실적인 ‘하이퍼리얼리즘’을 전면에 내세운다. 복잡한 기호나 신화적 설정을 제시하는 대신 일상적 에피소드를 ‘음악으로 치환’하거나 같은 세대가 느끼는 고민과 감정을 서사의 주요 소재로 삼는다. ‘날 것’ 그대로의 삶을 노래를 매개로 한 다양한 콘텐츠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일각에선 이를 ‘세계관 프리’(없음)라고도 칭하고 있다.
●‘시스템과의 상생’ A&R을 분점하는 크리에이터 크루
코르티스는 오늘의 케이팝을 있게한 시스템의 요체 ‘에이앤드알’(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은 물론 비주얼, 안무 등 여러 요소를 그들이 속한 기획사와 ‘분점’하는 행보를 보인다. 데뷔 앨범부터 최근 내놓은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까지 줄곧 이어진 것으로, 수록곡 작업 전반은 물론, 뮤직비디오 연출이나 안무 창작에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획사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위에 아티스트의 뚜렷한 취향과 주체성을 선반영하는 구조로, 일부는 이를 ‘기획사 주도형 IP’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협업형 크루’(Crew) 모델로 보고 있다.
●‘직관적으로 다른 음악’ 이지리스닝 대세 속 감각적 충격
코르티스는 데뷔곡 ‘고!’와 ‘패션’부터 상반기 최고 히트곡으로 떠오른 ‘레드레드’까지 거칠고 과감한 사운드 텍스처를 지닌 ‘청각적 변주’를 시도해왔다. 아방가르드한 전개와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도파민을 전면에 내세운 이들의 음악적 실험은 대중에게도 통했다. 아이돌, 특히 남성 그룹에게는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았던 멜론 차트 ‘정상 등극’이 그 예로, 2015년 이후 데뷔한 남성 그룹 가운데선 ‘최초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데뷔 1년도 채 안돼 월드투어에 나서는 ‘기세의 코르티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디지털 장악하되, 본질은 오프라인에서’
멤버 평균 나이 17세로, 태생부터 ‘알고리즘’을 체화했다고 할 수 있는 코르티스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 별로 ‘팔로워 1,000만은 가뿐히 넘는’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반면, 도리어 ‘현실에서 본질을 찾는’ 의외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데뷔 1년도 채안돼 ‘자력 진출’에 성공한 글로벌 대표 야외음악축제 롤라 팔루자 시카고나 월드투어 개최 소식이 그 예다. 데뷔 첫 콘서트 투어에서 이들이 내세운 구호 또한 ‘지독하게’ 남다르다.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라’(Put Your Phone Down)고 했다. 올해 발매한 미니 2집은 발매후 1주일간 판매량을 일컫는 초동 231만 장(한터차트 기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다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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