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로 국내 항공운송업 생산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석유정제업 역시 생산뿐만 아니라 내수·수출 출하와 재고가 일제히 급락하며 국가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비스업 중 항공운송업 생산지수는 468.5(2020년=100)로 전월 대비 13.5% 하락했다. 이는 2021년 12월(-14.2%)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여객운송업 생산이 14.0% 급감하며 전체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면 화물운송업은 3.4% 소폭 상승했다. 통계청은 중동전쟁 발발로 유류할증료가 무섭게 치솟으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선 편도 기준 유류할증료를 3월 최소 1만3500원~최대 9만9000원에서, 4월에는 최소 4만2000원~최대 30만3000원까지 대폭 인상했다. 거리가 가장 먼 인천발 뉴욕·시카고 등 미주 노선에는 전월보다 3배 이상 뛴 30만3000원이 부과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최고 부과 금액을 25만1900원까지 높였다. 현재 유류할증료는 국제선 기준 역대 최고 단계인 ‘33단계’를 기록 중이어서 항공운송업 생산지수의 추가 하락 우려도 나온다.
중동전쟁의 충격은 석유류 관련 산업 전반을 흔들었다. 4월 석유정제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9.4% 하락하며 1988년 5월(-22.1%) 이후 무려 37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원유 수급 불안에 더해 주요 시설 정비 작업이 겹친 결과다.
유종별로는 휘발유 생산량이 전월 대비 22.4% 감소해 1998년 5월 이후 가장 많이 줄었고 경유 생산량 역시 18.8% 줄어 1998년 9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제품 출하도 17.9% 줄어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월(-20.8%) 이후 가장 나빴다. 이 중 내수출하는 11.4%, 수출출하는 25.1% 각각 감소했다. 수출 급감은 정부의 나프타 수출 제한 고시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정제 제품 재고 역시 전월보다 5.9% 줄었다.
소비 위축도 가시화됐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과 고유가 여파로 차량연료 소매판매액지수가 8.3% 감소하며 2009년 11월(-9.8%)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현재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동전쟁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안 마련으로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용 여부가 불투명해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와 파괴된 시설 복구 문제로 전쟁이 끝나더라도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정부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제 구석구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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