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점포 15곳 폐점” 입점-납품업체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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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 개선 안돼 자금 압박 커”… 전직원 대상 무급휴직 신청도 받아
회생 이전 문닫은 8개 등 23개 폐점
노조 “점포 1곳 폐쇄땐 1000명 실직”
연관 산업 전반 피해 확산될 수도

뉴스1
경영난으로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임대료 협상이 진전되지 않은 점포 15곳을 순차 폐점한다.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도 받는다. 홈플러스 점포 폐점이 현실화되면서 매장 직원과 입점업체 상인, 납품업체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홈플러스는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5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경영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자금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의 허가에 따라 6월부터 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M&A가 성사되기 전까지 회생 기반을 다지기 위한 고강도 자구책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대형 납품업체가 정산 주기를 단축하거나 거래 한도를 축소하고, 선지급과 신규 보증금 예치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7월 전 국민 대상 민생 지원금 사용처에 대형마트가 포함되지 않아 최근 홈플러스의 매출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전체 68개 임대 점포 가운데 15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할 계획이다. 대상 점포는 시흥점, 가양점, 일산점, 계산점, 안산고잔점, 수원 원천점, 화성동탄점, 천안신방점, 문화점, 전주완산점, 동촌점, 장림점, 부산감만점, 울산북구점, 울산남구점 등이다. 홈플러스는 그간 부동산 리츠·펀드 운용사들과 임대료를 30∼50% 깎아 달라는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폐점하기로 한 점포들은 임대료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곳들이다. 회생 이전에 폐점이 결정된 8개 점포를 포함해 23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홈플러스 매장 수는 125개에서 102개로 줄어든다.

홈플러스는 폐점이 결정된 점포 직원들은 고용 유지를 전제로 인근 점포로의 전환 배치를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번에 폐점이 결정된 15개 점포에선 13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임대 계약이 남아 있는 입점 업체들과는 보상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본사 전 직원 1500명을 대상으로는 무급휴직 희망자를 받을 계획이다. 3월부터 시행 중인 임원 급여 일부 반납 조치도 회생 성공 시까지로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폐점되는 점포 수가 앞으로 더 늘어나면 협력사와 물류업체, 외주 인력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지부장은 1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점포 한 곳이 문을 닫으면 매장 노동자, 입점 상인, 납품업체 직원 등 평균 약 100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주장했다.

투자자 피해 보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기준으로 홈플러스의 상거래채권 피해액은 4618억 원 수준이다. 이는 홈플러스가 3월 개인투자자들이 포함돼 있는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전액 상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나온 금액이다. 유동화전자단기사채는 신용카드로 결제해 나중에 받아야 할 물품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기 사채를 뜻한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부장은 “현재까지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이 상거래채권 투자자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청산 이후 결과에 따라 투자자에 대한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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