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대신 말차를 찾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SNS 속 ‘연두빛 감성’이 맞물리며 말차는 음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중심으로 부상했다.
말차는 녹차나무를 3~4주간 차광 재배(빛을 차단)한 뒤 잎을 가루 형태로 만든 차다.
햇빛 아래서 자란 일반 녹차와는 성분, 색, 맛에서 차이가 있다. 말차는 녹차보다 색은 더 짙고, 떫은맛은 덜하며, 항산화 물질인 카테킨 함량이 10배 이상 높다.
또한 L-테아닌이라는 성분이 풍부해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수면질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단, 말차 역시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어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커피보다 순한 에너지+감성 밈, 유행 촉발
영국 인디펜던트는 24일 말차가 “커피보다 지속적이고 순한 에너지를 제공하며 심장 건강과 염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다뤘다.MZ세대 사이에서 “커피는 불안, 말차는 안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여기에 ‘연두빛 한잔’의 감성적 분위기 사진이 SNS에서 MZ세대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틱톡에서 ‘#matcha’ 해시태그 영상은 1억 6000만 뷰를 넘었고, 말차 라떼 제조법과 디저트 콘텐츠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matchaspill’(말차 쏟기)이라는 밈도 유행에 한몫했다. 처음엔 미국의 한 카페에서 홍보용 이미지로 등장한 ‘말차를 쏟는 사진’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틱톡·인스타그램 등에서 수많은 재현 콘텐츠가 생겨났다.
이 밈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흘려도 괜찮다”는 감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말차를 물리적 치유를 넘어 감정적 위로의 상징으로 소비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웰니스(Wellness) 문화 코드와도 맞닿아 있다.
커피 브랜드도 ‘말차 전쟁’ 가세…일본 산지 품절 사태까지
미국 차 협회 조사에 따르면 차 소비의 주요 고객층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로 이들 중 87%가 차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 기관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말차 시장은 2028년까지 5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실제로 말차로 입소문을 탄 미국의 커피 체인 ‘블랭크 스트리트’는 말차 제품군이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5억 달러 가치로 성장했다.글로벌 브랜드들 또한 말차 라인업을 확대했다. 스타벅스의 말차 신제품은 출시 2주 만에 200만 잔 판매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일본산 프리미엄 말차를 내세운 신생 브랜드들도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우지·니시오 등 주요 산지에선 말차 열풍에 일시 품절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김아영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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