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트랩'이 뭐길래…제이알리츠 불완전 판매 논란

1 week ago 8

금융감독원이 제이알글로벌리츠 공모채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2024년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때처럼 금융회사들이 투자위험을 충분히 고지했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시트랩'이 뭐길래…제이알리츠 불완전 판매 논란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공모채 발행을 주관했던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부터 국토교통부와 합동으로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운용사인 제이알투자운용에 대한 특별 검사를 진행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번 검사 대상은 ‘현금유보(Cash Trap·캐시트랩)’ 조항이 2024년 말 생긴 후에 공모채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들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캐시트랩은 부동산 리츠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유동화 과정에서 차입금 상환의 우선순위를 강제하는 계약 조항이다. 자산 가치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거나 임대 수익이 줄어들어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부채수익률(Debt Yield)이 기준치 밑으로 떨어질 때 대주단에 의해 자동으로 발동된다.

이 조항이 작동하면 건물 임대료 등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묶인다. 주주 배당이나 사채 원리금 상환도 일제히 중단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의 감정평가 문제로 캐시트랩이 발동했다.

금감원은 캐시트랩의 위험성이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등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채무증권 공시를 통해 연차별 LTV 추이 등에 따른 캐시트랩 발동 조건을 적시했다. 1년차 55%, 2년차 52.5%, 3년차 50%를 초과하거나, 부채수익률이 8% 미만으로 떨어질 때 캐시트랩이 발동된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문제는 이 문구에 대한 금감원의 평가다.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문구를 사용한 탓에 위험에 대한 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공모채 발행을 주관하고 판매했던 증권사들 역시 불완전 판매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형식적인 서류 기재를 넘어, 해외 자산의 특수성과 캐시트랩 발동 시 리츠 전체 유동성이 마비될 수 있다는 인과관계를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로 대주단 측 평가기관과 리츠 측 간의 잠재적 갈등과 리스크 요인이 공모채 발행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고지되었는지 역시 향후 책임 공방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2024년 금융권을 흔들었던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당시의 불완전판매 논쟁처럼 번질지 우려하고 있다. 당시 금융회사들은 상품 설명서에 투자자의 자필 서명 등을 받은 만큼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과 법원은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 투자자가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구조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면 형식적인 서명 여부와 관계없이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남준우/최석철 기자 njw0825@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