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하게 양산된 경영학 전공 졸업자가 영국에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지원자가 늘고, 대학이 학생 유치를 위해 관련 학과 정원을 과도하게 늘린 결과다. 영국 경영학 전공자들의 소득 수준은 다른 학과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2~2023년 과세 연도 기준 경영학 전공자의 졸업 5년 후 평균연봉은 3만3200파운드(약 6630만원)였다. 이는 간호학(3만4300파운드)은 물론 어학(3만3600파운드) 전공자보다 낮고, 지리학 전공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들도 채용 때 경영학 학위 소지자에게 가점을 주지 않는 분위기다. 학위만으론 실무 능력을 갖추기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경영학을 선택하는 대학생은 계속 늘고 있다. 영국 학부생 5명 중 1명이 경영학을 전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등록생이 57% 증가해 전체 학부생 증가율(16%)을 웃돌았다. 한국도 경영학 전공생이 많은 편이다. 무역학과와 회계 관련 학과를 포함한 상경계 입학생은 지난해 4만720명으로 전체 입학 정원의 10%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같은 추세는 대학의 정원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영국은 2015년 학생 정원 상한제를 폐지했다. 로레인 디어든 런던대 교수는 “경영학은 고소득 직종 취업에 대한 기대로 학생 수요가 높고, 교육 비용은 낮아 많은 대학이 관련 학위를 늘려 왔다”고 짚었다. 일부 대학은 학생 수가 많은 경영학과의 등록금으로 다른 학과 교육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육을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대학도 생겨나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학 재정 구조가 경영학 학위 과잉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고등 교육에 대한 자금 지원이 학생 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앨런 밀번 전 노동부 장관은 “자금을 집행하며 교육 성과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경영학 전공자들의 급여 수준으로 학자금 대출 시장의 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낮은 취업률에 경영학 졸업자들이 학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영국 정부는 학자금 대출금의 29%가 상환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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