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8]
“尹, 당적 유지 대선에 도움 판단”… 당내 “탈당 원치 않는 尹, 비겁한 태도”
尹측 “탈당 논의했다”에 金측은 부인… 일부 “박근혜처럼 강제 출당” 강경론
당내에서는 “탈당을 원치 않는 윤 전 대통령이 비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하지 않고 버틸 경우 김 후보를 향한 윤 전 대통령 관계 정리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는 “대통령 강제 출당 절차를 시작하자”는 강경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 尹 “金에 일임” vs 金 “尹이 판단” 대치
윤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탈당을 원한다면 김 후보가 직접 요청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 심판 당시 자신의 지지율이 40∼50%에 달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당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 김 후보의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중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당적 보유 여부를 김문수 후보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가 탈당을 요구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는 질문에 “윤 전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 결정을 맡기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에선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에게 ‘지금 당을 나가면 선거가 안 된다. 자리를 지켜줘야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윤 전 대통령과 탈당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과 의사소통은 있었다”면서도 “후보는 탈당에 대해 달리 의견을 내거나 의사표현을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통화에서 “탈당 문제는 제발 대통령께서 판단할 수 있도록 두자는 것”이라고 했다.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의 요청이 있기 전 자진 탈당에 선을 긋고, 김 후보는 당내 탈당 요구를 윤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루면서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는 도돌이표를 그리는 형국이다. 한 재선 의원은 “후보가 이 정도로 얘기하는 건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바라는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의 정서를 건드릴 결정을 당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위헌 당원은 당적 제한도 고민” 압박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공식 권고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 (탈당) 안을 수용하는 것과 관계없이 당은 또 다른 절차를 고민하겠다”며 “헌재에서 위헌 판단을 받은 당원은 당적을 3년 정도 제한하는 방안을 당헌당규에 제도화하는 방안”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압박하는 수로 풀이된다.
당장 당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하게 절연하려면 2017년 자진 탈당을 거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절차를 밟는 게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게 탈당 결단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뒤 반응이 없자 당 윤리위원회에서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하지 않자 결국 홍 대표가 직접 제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당과 대통령 관계를 정상화하는 정당 민주주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당정 협력, 당통 분리, 사당화 금지라는 당과 대통령 관계의 3대 원칙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고도 밝혔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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