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추석을 앞두고 오는 5일 방영되는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복구 상황을 언급하며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며 “공무원들이 사태 복구를 위해 연휴를 반납하면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고 그런 가운데 담당 공무원이 사망하는 비극까지 일어났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화재가 일어난 지 1주일이 되었지만 국가전산망 복구율이 아직 20%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대통령 부부께서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웃으며 박수치는 모습을 비추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사태 수습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공무원들과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송 원내대표는 “작금의 재난상황이 모두 수습되고 시스템이 완전 복구되고 나서 예능에 출연하셔도 늦지 않다”며 “대통령실과 해당 방송사에 프로그램 방영을 전면 보류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촬영 일정을 공개하라고도 촉구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무원은 밤샘 복구하고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예능 녹화 촬영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9월 28일 14:44에 올라온 커뮤니티 글과 사진을 보면 JTBC에 대규모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 딱 봐도 경호 목적이다. 적어도 그 시간 전후로 ‘냉부해’ 촬영이 이뤄졌음을 추단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주 의원이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에서 "주 의원의 페이스북 메시지에 강한 유감을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 내외가 국정자원 화재 수습 와중에 오는 5일 방영 예정인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가적 재난으로 지금도 국민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한가하게 예능 촬영하고 있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강 대변인은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오후 8시20분께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며 화재 발생 이후 대통령의 화재 상황 점검 타임라인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