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20만$' 소크라테스 잡으면 외인 한 자리가 약해진다, '남은 금액은 250만$' KIA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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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브리토(왼쪽)가 최형우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올해도 소크라테스 브리토(32)의 재계약은 KIA 타이거즈 오프시즌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2022시즌 KBO 리그에 첫발을 디딘 소크라테스는 KBO 대표 장수 외인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일본프로야구(NPB)에 도전했다 4년 만에 돌아온 멜 로하스 주니어(34·KT 위즈)를 제외하면 소크라테스보다 장수한 현직 외국인 타자는 없다.

하지만 내년에도 소크라테스를 KBO 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IA 심재학 단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제임스 네일 외에) 다른 두 선수는 아직 재계약을 할지 안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타자는 소크라테스보다 좋은 선수가 있다면 데려오려 한다. 포지션은 상관없다. 외야수와 내야수 모두 보고 있고, 수비보다 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매년 KIA에 재계약을 고민하게 만드는 선수였다. 꾸준히 타율 3할,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 OPS 0.8 이상이 기대됐지만, 항상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했다. 매년 늦게 올라오는 컨디션도 문제였다. 항상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 5~6월쯤부터 폼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늘 타율 3할, OPS 0.8 근방에서 시즌을 마쳤다. 초반 반짝하다 페넌트레이스에 중요한 후반기에 곤두박질치는 유형보다는 낫지만, 답답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그동안 KIA의 최종 선택은 늘 재계약이었다. 갈수록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타율 3할과 20홈런이 보장되는 타자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더욱이 소크라테스는 성실한 워크 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은 물론이고, 한국 문화와 KBO 리그에 대한 적응도 마쳐 새로 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도와주는 가교 역할을 해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선수였다.


소크라테스 브리토(맨 오른쪽)는 외국인 선수들과 통역들을 데리고 자주 식사를 했다. /사진=박재형 통역 제공

특히 외국인 투수만 5명(네일, 윌 크로우, 캠 알드레드, 에릭 라우어, 에릭 스타우트)을 쓴 올해는 소크라테스의 존재감이 은은하게 빛났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평소에도 말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외향적인 성격이 아님에도 새로 온 외국인 투수들에게 경기장 밖에서는 광주의 맛집을 알려주고, 안에서는 상대 타자의 약점과 성향을 알려주는 등 최선을 다해 선수들의 적응을 도왔다. 구단 입장에서도 이런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을 포기하는 것이 쉽진 않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선택해야 한다. 지난 2년은 성적에 대한 의구심으로 재계약을 고민했다면 올해는 너무 잘해서 딜레마에 빠졌다. 올해 소크라테스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KIA의 클린업을 지키며 140경기 타율 0.310(552타수 171안타)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출루율 0.359 장타율 0.516으로 KIA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도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데다 예년보다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한 만큼 소크라테스의 연봉 상승은 필연적이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4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KIA에 남았다. 2022년부터 연봉은 50만 달러 고정에 계약금과 옵션만 조금씩 증가해 3년간 총액 30만 달러 상승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문제는 소크라테스의 연봉을 두둑하게 챙겨줄 시,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약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KIA는 지난 27일 최우선 목표로 했던 네일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무려 보장액이 약 3배 오른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규모였다. 그러면서 KIA의 외국인 샐러리캡 잔여 한도는 220만 달러가 됐다. 모두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을 경우다.

만약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선택할 시 30만 달러(재계약 연차에 따라 한도가 10만 달러씩 증가)가 추가돼 한도는 430만 달러, 남은 금액은 250만 달러가 된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에릭 라우어(29) 혹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100만 달러에 잡고, 소크라테스가 총액 150만 달러 선에서 잔류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그 이상의 금액을 요구할 경우 KIA가 외국인 투수에게 들이는 투자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KIA는 외국인 타자 못지않게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하는 데 조금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황동하-김도현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이 꽤 탄탄하지만, 양현종은 나이가 들고 이의리는 팔꿈치 수술로 내년 여름에나 돌아온다. 윤영철 등 유망주들은 아직 증명해야 할 것이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다. 네일 역시 미국에서 선발 경험이 적었던 탓에 투구 수 70~80개 이상 던질 시 흔들리는 체력적인 부분을 내년에 증명해야 한다.

그런 만큼 KIA는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해줄 선수로 찾고 있다. 심재학 단장은 "만약 새로운 투수를 찾는다고 하면 이닝을 많이 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보고 있다. 그다음이 건강이다. 올해 크로우도 잘해주다가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새로운 투수는 건강함을 가장 먼저 증명해야 할 것 같다"고 기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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