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 장관 긴급회의
2025년 경제 4대 방향 제시
대외신인 유지·산업체질 개선
통상불확실성 대응·민생 안정
외국인 투자엔 인센티브 강화
이주호 "사회혼란 없게 최선"
◆ 탄핵 가결 이후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정 마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팀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나섰다. 탄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보이던 증시와 환율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극심한 내수 부진과 갈라진 사회 혼란이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서둘러 수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경제부처와 사회부처 장관들은 잇달아 회의를 열고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시험대 위에 섰다"며 "정부가 총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대외신인도가 흔들릴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한국경제설명회(IR)를 개최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어려움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범정부 옴부즈만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내년 경제 '밑그림'인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연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정책방향으로는 △대외신인도 유지△통상 불확실성 대응△산업 체질 개선△민생 안정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내년에 출범할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비해 기재부, 외교부, 산업부 등 경제·외교부처가 참석하는 대외관계장관간담회도 정례화한다. 아울러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도 민관 합동으로 확대 개편해 산업별 정책과 대응 방안의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반도체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전력망 특별법 등 우리 산업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법안들이 연내에 최대한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에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이 새해 첫날부터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배정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을 감안해 "당초 계획대로 모임과 행사를 진행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후 곧바로 대외관계장관간담회,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를 차례대로 주재하며 대응에 나섰다.
대외관계장관간담회에서는 대외통상 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해 부처 간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대미 아웃리치를 전개하고 민간 업계와도 소통해 대응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우리 기업의 수출과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사회관계장관간담회를 소집했다.
이 부총리는 "국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교육, 복지, 고용, 치안 등 사회 분야의 정책이 흔들리거나 공백이 발생하면 국민 생활이 어려워진다"며 "사회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에서는 안전과 질서 유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혹한이 계속되면서 취약계층, 고령자 등의 보호와 안전 문제 등이 우려된다"며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에서는 관련 현장을 살피는 등 더욱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매주 사회관계장관간담회를 개최해 사회 관련 현안을 수시로 점검하고 협력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지안 기자 /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