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찰청-경호처에 “충돌 피하라”…이재명 “저항할까봐 잡지 말란건가”

1 day ago 2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면담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1.13. 서울=뉴시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면담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1.13. 서울=뉴시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놓고 대치 중인 대통령경호처와 경찰청을 상대로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최 권한대행이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관계기관에 지시사항을 전달한 건 처음이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1시 40분경 권한대행의 지시 사항을 기관에 전달하는 ‘지시사항 관리 전산 시스템’을 통해 경호처와 경찰청에 공문을 보냈다. 최 권한대행은 공문에서 “기관장들은 충분히 협의해 질서있는 법 집행과 실무 공무원의 안전을 확보해달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언론에 공개한 메시지에서도 “국가기관의 충돌이 발생한다면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라며 “모든 법 집행은 평화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이달 5일과 8일에도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시민들 부상이나 정부 기관의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 권한대행이 이전처럼 관계 기관에 당부 메시지를 전달한 수준이 아니라 공식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양 기관이 무력 대응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무력 대응’ 만큼은 선택지에서 빼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불상사가 생기면 각 기관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 권한대행은 경호처와 경찰청이 서로 다른 법률을 내세우며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는 건 현행 법체계에 어긋나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권한대행은 경호처 등에 대한 일반적 지휘권을 갖지만, 정부 기관이 서로 다른 법률을 내세우며 부딪히는 상황에서 한 쪽 편을 드는 등 구체적 지휘권을 행사하는 건 어렵다”며 “한마디로 경호처에 경호를 하지 말라고 지휘할 권한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1.13.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5.1.13.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 권한대행을 만나 “저항할까봐 (범인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좀 아니지 않느냐”며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 걸 무력으로 저항하는 사태를 막는 게 권한대행의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최 권한대행이 경호처에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 권한대행에게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처장 직무대행 등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지만 최 권한대행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최 권한대행을 만나 “관계기관에 무리한 대응을 자제하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