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인 뽑는 중대선거구제 확대했더니…거대 양당이 '싹쓸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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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26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원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원이 나란히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26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원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원이 나란히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거대 양당이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 선거구 10곳 중 9곳에 복수 공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뽑아 다양한 정치 세력에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가 '양당 독식'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적용되는 선거구는 전국 27개 국회의원 지역구 내 기초의회 선거구 55곳이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중대선거구 시범지역 중 53곳(89.8%)에 2인 이상 복수 공천을 했다. 국민의힘도 49곳(83%)에서 복수 공천을 진행했다.

서울 동대문구 ‘바’ 선거구는 기초의원 5명을 뽑는 곳이다. 출마자 9명 중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각 3명씩이다. 서울 성북구 ‘가’ 선거구에선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충남 논산 ‘가’ 선거구에는 민주당 소속 후보만 5명에 달하고, 국민의힘 3명과 무소속 1명도 출마했다. 유권자들이 두 정당 후보에게만 표를 몰아주면 해당 선거구 의석을 양당이 독점하게 된다.

2022년 지방선거 결과는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제8회 동시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의 효과와 한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시범지역 30곳 중 민주당은 28곳, 국민의힘은 26곳에서 복수 공천했다. 그 결과 당선자 109명 가운데 군소 정당 당선자는 4명(3.7%)에 그쳤다.

양당은 "가번부터 다번까지 우리 당 후보를 모두 찍어달라"고 호소하며 기초의회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마포 현장 유세에서 마포 '아' 선거구 후보를 소개하며 "뽑아주셔야 민주당 출신 구의원이 두 명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4년 전에 나번 찍어달라니까 가나번 다 찍어서 무효표가 많이 나왔다"며 유권자 1인은 후보 1명에게만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의회 선거제도 개편만으로는 정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광역단체장을 뽑으면 같은 정당 소속 의원들을 함께 뽑는 줄투표 성향이 강한 정치 지형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고 군소정당이 이 구조를 쉽게 뚫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중대선거구제로 진행해야 군소 정당이 지방선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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