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외로움 녹인 '이터니티'
청춘의 이야기 '방구석 뮤지컬'
서울 대학로 공연은 초연과 초연이 아닌 것으로 나뉜다. 한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오르면 이 작품이 재연, 삼연 등으로 계속 이어질지 일종의 심판대에 오른다. 최근 대학로 뮤지컬 초연작 '이터니티'와 '방구석 뮤지컬'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화제다.
창작 뮤지컬 '이터니티'는 글램록을 소재로 반짝이는 비주얼과 빵빵한 사운드를 둘 다 잡으며 공연 중이다. 글램록은 1970년대 초반 영국에서 유행했던 록 음악의 한 장르로 중성적이고 화려한 의상, 과감한 메이크업 그리고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대변되며 퇴폐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인공 블루닷은 세계적인 글램록 스타인데 진한 화장을 한 채 "세상 모두가 사랑하는 나. 세상 모두가 증오하는 나"라고 울부짖으며 노래한다. 그의 화려하고 도발적인 겉모습 뒤에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한 두려움을 감추고 있다. 블루닷은 차츰 잊히지만 그를 동경하며 글램록 스타를 꿈꾸는 현재의 카이퍼에 의해 둘은 연결된다.
뮤지컬 '이터니티'는 귀와 눈이 즐겁다. 슈퍼스타 블루닷 역할을 맡은 배우는 물론이고 총 3명의 배우 모두 가창력이 뛰어나다. 무대 위 6인조 라이브 밴드는 클래식 악기와 전자 악기를 넘나든다. 글램록의 긁는 듯하면서 내지르는 고음이 전자 바이올린과 딱 맞는다. 관객이 다같이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는 커튼콜 데이에는 초연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떼창이 나오기도 했다. 알앤디웍스가 제작한 뮤지컬 '이터니티'는 오는 8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예스24아트원에서 공연한다.
또 다른 창작 뮤지컬 '방구석 뮤지컬'은 화려한 '이터니티'와는 정반대 매력이 있다. 스탠드 업 코미디다. 뮤지컬 지망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로 공연을 만들며 그 과정 속에서 울고 웃는 청춘의 솔직한 감정과 이야기를 그린다.
3명의 여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잠옷 차림으로 작품을 이끌어간다. 대학로 관객 대부분이 여성이다보니 여배우만 나오는 작품이 드문데 신선하다. 낭만바리케이트에서 제작한 '방구석 뮤지컬'은 오는 8일까지 링크아트센터드림에서 공연한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