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실손보험금
‘부르는 게 값’ 체외충격파
지급보험금 4년새 30% 쑥
보험사 “관리급여 편입해야”
의협 “자율개선안 마련 추진”
# 60세 남성 A씨는 지난 8년 동안 매주 4~5회씩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손목, 팔꿈치, 허리 통증이 나타날 때마다 실손보험 보장이 되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충격파를 병변 부위에 전달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주요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돼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수요가 높은 비급여 항목이다.
문제는 진료 횟수다. A씨가 이 의료기관에서 해당 기간 받은 체외충격파 치료 횟수는 2086회(연평균 255회)에 달한다. A씨는 이후 약 2억8173만원의 실손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보험금 누수로 인한 손해율 급증이 지속 중인 가운데, 보험료 인상의 주범인 체외충격파 관련 과잉진료 병폐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관리급여로 편입해 건강보험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의료계의 자율시정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 7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에서 지난해 체외충격파 치료와 관련해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역대 최대치인 51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3936억원) 대비 30.2%나 급증한 수치다. 최근 3년간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에서 연평균 1조71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체외충격파 치료의 경우 명확한 의료 및 가격통제 기준이 없어 과잉진료 발생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입·통원 합산 체외충격파 관련 청구금액 1·2위 고객의 데이터를 보면, B씨는 한 해 동안 265번의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고, 6479만원의 보험금을 타갔다. C씨도 282회 치료받고 4266만원을 받았다.
부르는 게 값인 가격 편차도 문제다. 손해보험협회 조사 결과 일반 병원 기준 의료기관별 체외충격파 치료의 최저 금액은 1만원인데, 최고 금액은 45만원에 달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에도 최저 금액은 3만원, 최고 금액은 31만9000원으로 11배가량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손 보장 대상이 아닌 피부 미용 시술을 체외충격파로 둔갑시켜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특히 최근 도수치료가 제도권(관리급여)으로 편입되자, 이에 대한 풍선효과로 체외충격파 과잉진료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비급여 과잉진료 누적에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20.7%로, 전년 말보다 3.7%포인트 올랐다. 이로 인해 올해 실손보험료는 전 세대 평균 7.8% 인상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비급여 항목별 실손보험 지급액 중 물리치료(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항목에서 가장 많은 2조2903억원이 지출됐다.
보험업계에선 체외충격파 치료를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관리급여에 편입해 제각각인 의료 기준·가격 차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일부를 관리급여로 편입했지만, 체외충격파 치료는 의료계 자율시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계는 조만간 회의를 통해 체외충격파 치료 관련 자율시정을 위한 개선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중증이 아닌 치료를 받을 때 본인 부담을 기존 30%에서 50%로 늘리는 대신, 보험료는 30%가량 낮춘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 도입 시점은 관계부처 간 의견 조율 등으로 연기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정확한 (출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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