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금융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회생 절차 연장 조건으로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제시한 가운데, 정치권은 14일 대통령실을 찾아 정부 역할을 촉구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이번 면담이 홈플러스 파산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금융권 리스크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께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만나 정부의 자금 투입을 요청할 전망이다. MBK와 메리츠가 긴급 운영자금 부담을 서로 미루는 사이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협력업체와 입점업체는 물론 금융권으로도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을 불러 긴급 운영자금 확보와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양측이 긴급 운영자금 분담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현재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을지로위원회가 직접 청와대를 찾아 정부의 역할을 요청하기로 한 것도 민간 차원의 협의만으로는 회생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MBK와 메리츠는 (홈플러스) 파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을 뿐”이라면서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급 추가세수로 수 조원 투자를 한다는 분위기에서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긴급 운영자금 1000억원을 투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
|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매장 유지 비용 부족으로 대형마트 영업을 이달 13일부터 임시 중단한 가운데 이날 서울시내 한 점포 앞에 임시 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연합뉴스) |
홈플러스 파산으로 인한 영향을 점검했던 금융권도 이번 만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긴급 운영자금이 확보돼 회생 절차가 이어질 경우 금융회사들의 채권 회수 가능성도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홈플러스 본사에 내준 직접여신은 약 1000억원이다. 은행들은 이미 회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1000억원을 전액 상각 처리 해둔 상태다. 다만 회계상 상각을 했더라도 채권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잔존채권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 향후 회생계획 인가 여부와 채무조정 결과에 따라 추가 회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손실을 상당 부분 반영해 당장 재무적 충격이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라면서도 “회생이 이뤄지면 채무조정을 거치더라도 남아 있는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파산보다는 회생이 낫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홈플러스 회생 시 점포를 담보로 한 대출의 회수 가능성도 살펴보는 상황이다.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에는 담보권을 실행하더라도 점포가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수 있어 채권 회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호금융권 역시 홈플러스 관련 담보대출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상호금융권도 건전성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회생되는 것이 채권 회수 측면에서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도 사태 파악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은행권을 대상으로 홈플러스 관련 임차점포 대출 규모와 만기 현황, 금융회사별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파산 가능성도 열어두고 채권 회수 등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손실 규모보다도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것”이라며 “회생 가능성만 남겨둬도 자산가치와 회수율을 높일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2 hours ago
1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