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이 경증? 중증도 분류 세분화 시급”

1 day ago 2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문제점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은 3차 의료기관은 중증, 응급, 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했던 골절 환자나 척추·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2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정형외과 의료진은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가와 국민의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은 3차 의료기관은 중증, 응급, 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했던 골절 환자나 척추·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2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정형외과 의료진은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가와 국민의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가 중증 환자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환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정형외과와 관련한 중증도 분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승범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은 “척추 재수술 등 개원가에서는 수가가 낮고 어려워서 하지 않는 고난도 수술이 경증으로 분류되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진료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정부 의료 개혁의 큰 취지는 동감하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고난도의 수술임에도 복지부가 경증으로 분류해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할 수 없다는 것.

이한준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한준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절, 척수 수술, 인공관절 수술 등을 정부가 대거 경증으로 분류해 상급종합병원 외에는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도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비중을 70% 이상 유지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했다. 이 교수는 “관절 내 골절, 손목에 금 간 것만 중증이라고 정해놨다”라며 “환자가 뼈가 아스러졌는데도 경증이라고 돌려보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당장 환자가 죽지 않겠지만 몇 년 뒤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애는 복지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그 사이 국민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는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학병원 정형외과 수술은 20∼5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방 배정을 받지 못해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재철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정형외과 중증질환 비율이 1%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을 보라고 하지만 정작 중증질환으로 분류되는 수술이 극히 적어 수술실을 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학회가 조사한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은 정형외과의 중증질환군(A군) 비율이 지난해 14%에 그쳤다.

이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1·2차 병원에서도 많이 하는 치료는 B군·C군으로 분류된다”며 “피가 많이 나고 큰 수술인 척추고정술의 경우 척수 병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몇 마디를 수술해도 C군”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몇 달을 기다려 병원에 온 환자에게 치료해줄 수 없다고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구조 전환은 정형외과와 같은 다빈도 진료과를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형외과는 수술 수요가 많은데 중증질환군 비중이 작다는 이유로 병원 내에서 인적·물적 지원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환자는 스스로 경증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치료 실패 후 상급병원에 전원 되는 경우가 많고 여전히 대학병원에서의 치료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형외과 주요 수술이 동네 의원이나 2차 병원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환자의 선택권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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