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린치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적 상징을 설명하거나 누군가 영화를 통해 그의 생각을 해석하려 드는 것을 꺼렸다. ‘이레이저 헤드’(1977), ‘광란의 사랑’(1990) 같은 걸작들이 그랬듯, 린치의 영화는 이해를 요구하기보다 느끼고 경험하고 혼란스러워하길 바란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초현실주의자’로 불렸던 그가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타계 1주년을 맞은 올해 절판됐던 린치의 전기 <꿈의 방>이 세상에 나왔다. 이해와 설명을 거부하는 예술가를 해부하는 시도라니.
책은 린치의 영화를 스크린이 아닌 824쪽 분량의 종이로 옮겨놓은 듯하다. 평론가 크리스틴 매케나가 린치 주변인 100여명을 인터뷰해 쓴 전기에 린치가 지난 시간을 솔직하게 풀어놓는 회고록이 교차하는 독특한 구성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의 이상한 세계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직접 분만실에 들어가 딸이 태어나는 순간을 눈에 담은 이유가 탄생의 환희를 맛보고 싶은 부성애의 발로가 아니라 그저 “순전히 구경하고 싶어 그런 것”이라는 한 마디에서 ‘역시 린치답다’고 느낄 수 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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