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벽지·조명 바꾸면 치매 위험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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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약 지금 사는 집의 벽지 색을 바꾸고 조명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 어떨까.

[책마을] 벽지·조명 바꾸면 치매 위험 낮춘다

중앙대 핵의학과 교수이자 알츠하이머 연구자인 손혜주의 신간 <뉴로테리어>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뇌과학(Neuroscience)과 인테리어(Interior)를 합친 이 신조어가 책의 핵심을 압축한다. 치매를 병원과 간병의 영역에서 끌어내,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으로 옮겨놓겠다는 것이다.

저자가 주목하는 개념은 뇌의 ‘회복 탄력성’이다. 치매 병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뇌의 힘이다. 저자는 이를 ‘뇌 속의 맹그로브 숲’에 비유한다. 쓰나미를 막아내는 맹그로브처럼 이 신경망을 촘촘히 가꿀수록 치매로부터 뇌를 지킬 수 있다. 그리고 그 토양이 바로 우리가 사는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사건이 아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무려 20년 전부터 뇌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일반인의 15~20%는 자신도 모른 채 치매 유전자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저자는 40~50대 중년기를 결정적 시기로 본다. 지금의 공간이 20년 후 뇌 상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책은 뇌 친화적 공간 설계의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불필요한 시각·청각 자극을 줄이고, 색상과 조명을 최적화하고, 거실·침실·화장실의 연결 구조를 다듬고, 눈에 띄지 않는 낙상 위험을 없애는 것 등이다. 40대 예방부터 60대 관리, 70~80대 보호까지 단계별 처방도 담겼다. 스웨덴 왕실과 이케아가 합작한 치매 맞춤형 주택 ‘실비아보’ 등 세계 각지의 치매 친화 공간 사례도 소개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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