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례함의 시대에 되짚는 매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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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의 대사로 알려진 말이다. 이를 처음 쓴 이는 14세기 영국의 주교였던 위컴의 윌리엄이다. 윌리엄은 1382년 윈체스터 스쿨을 설립하며 이 문장을 학교의 모토로 정했다. 영화 대사로 유명해졌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하나의 상식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매너가 사라져가는 요즘 시대엔 더욱 그렇다.

‘매너의 역사’는 연세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에티켓북, 처세서, 행동지침서, 편지, 매뉴얼북 등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생산된 100여 종의 예법서를 치밀하게 분석해 정리한 것이다. 인류가 왜 매너를 발명했고 그토록 오랜 시간 유지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지난 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예의범절, 즉 매너가 아직도 매우 유효한 사회적 덕목임을 이야기한다.

서양 매너의 이론을 정립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 중세의 기사도, 에라스뮈스와 로크의 예절 교육, 18세기 영국식 매너와 젠틀맨 십을 거쳐 상류사회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에티켓으로의 퇴행과 개인화된 20세기 에티켓까지 매너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서 저자는 각 시대가 내세운 매너가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일종의 유행을 창출했음을 주목한다. 더 나아가 매너의 구체적인 모습은 달라지더라도 원론적인 규범은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는 “매너는 마치 우리가 숨 쉬는 공기처럼 끊임없이 우리를 야만으로 만들거나 세련되게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버크의 주장을 오늘날에 대입해 “매너는 구시대의 악습이라기보다 마치 공기 같아서 그것이 부족해지기 전까지는 굳이 말로 꺼낼 필요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지금 시대에 부족한 매너는 무엇이며 왜 우리는 좋은 매너를 갖춰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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