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한분이라도 더”…美 직접 찾는 20년 보훈 사역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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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 한분이라도 더”…美 직접 찾는 20년 보훈 사역 소강석 목사

입력 : 2026.05.11 15:15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인터뷰
20년째 이어지는 보은행사
참전용사 고령화에 美직접방문
트럼프 친서…민간외교 확장
교계 첫 보훈 계승 예배 진행
“교회가 시대정신 이끌어야”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20년째 국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6월 5일에 미국을 방문해 보은행사를 열고, 같은달 21일에 국내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음악회와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20년째 국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6월 5일에 미국을 방문해 보은행사를 열고, 같은달 21일에 국내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음악회와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에덴교회>

폐허의 한국을 기억하는 노병들은 이제 아흔을 훌쩍 넘겼다. 휠체어를 탄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흐릿해진 기억 속에서도 자신들이 지켜낸 동두천과 낙동강, 수원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다.

20년째 국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제는 참전용사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극진히 모셔야 한다”며 “마지막은 아니지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미국 현지 보은행사에서 존경과 예의를 다해 섬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는 2007년부터 국내외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를 진행해왔다. 고령화로 미국의 참전용사들의 한국 방문이 어려워지자 2024년부터는 미국 현지로 직접 찾아가 행사를 열고 있다.

소 목사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도 관련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6월 5일 미국 워싱턴주에서 보은행사를 열고, 이튿날 버지니아주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와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공원에 설치된 ‘추모의 벽’을 방문한다. 같은달 21일에는 경기 남부권역에 거주하는 국내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음악회와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의 보훈 사역은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됐다. 200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마틴 루서 킹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한 소 목사는 한 흑인 참전용사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동두천, 수원, 낙동강”을 떠듬떠듬 말하며 “폐허였던 한국이 발전한 모습을 TV로 봤다.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그 말을 듣고 바닥에 큰절을 하며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첫해에 50명 정도를 모셨는데 미국 각 지역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회상했다.

소 목사는 세월의 무게도 실감하고 있다. 현재 생존 참전용사 대부분은 90대 중반이다. 그는 “이제 대부분 휠체어를 타고 오시고 기억도 흐려지고 있다”며 “세월을 이길 수는 없지만 우리의 기억과 계승은 더 강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참전용사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시면 어떻게 정신을 계승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후손들과 연결할 창구를 만들어 감사와 기억을 이어갈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새에덴교회는 지난 10일 ‘보훈의식! 기억을 넘어 계승으로’를 주제로 교계 최초의 보훈의식 계승예배를 열었다. <새에덴교회>

새에덴교회는 지난 10일 ‘보훈의식! 기억을 넘어 계승으로’를 주제로 교계 최초의 보훈의식 계승예배를 열었다. <새에덴교회>

그에게 보은행사는 기억을 다음 세대로 건네는 일이다. 새에덴교회는 지난 10일 ‘보훈의식! 기억을 넘어 계승으로’를 주제로 교계 최초의 보훈의식 계승예배를 열었다. 조부모 세대와 손주 세대가 함께 참여해 나라 사랑의 기억을 이어가는 자리였다. 예배에서 장년 세대가 보훈 계승 선언문을 낭독했고, 어린이와 청년 세대가 “우리가 기억하고 계승하겠다”고 화답했다.

새에덴교회는 지난 10일 ‘보훈의식! 기억을 넘어 계승으로’를 주제로 교계 최초의 보훈의식 계승예배를 열었다. <새에덴교회>

새에덴교회는 지난 10일 ‘보훈의식! 기억을 넘어 계승으로’를 주제로 교계 최초의 보훈의식 계승예배를 열었다. <새에덴교회>

교회가 보은행사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소 목사는 “교회는 복음만 전하는 곳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이끌고 선도해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제강점기에도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며 “미션스쿨에서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 자유, 박애, 민주주의 정신을 가르쳤고, 이는 학생들의 3.1 운동 참여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한국이 세계 10위권 국가가 됐지만, 교회는 교회 대로 시대 정신을 이끌어야 한다”며 “사회 환원과 기부 운동, 보훈 정신을 함양하고 계승하는 것도 대형 교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대사회가 과거의 수치와 비극의 역사를 너무 빨리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의 번영은 결코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며 “과거의 비극과 희생을 잊는 민족은 미래의 안위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새에덴교회의 참전용사 보은행사는 민간 외교의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인 2018~2019년 소 목사에게 세 차례 친서를 보내 감사를 표했다. 올해 워싱턴 행사에는 전·현직 미국 상·하원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소 목사는 “보은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미국으로 돌아가 지역 신문과 방송에 대한민국을 자랑했다”며 “그분들이 민간 외교의 대사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소 목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른바 ‘깐부’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였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교회를 자주 찾았다”며 “어려운 시기마다 긍정과 희망, 낙관의 메시지를 전하고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기도해드리곤 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함부로 연락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진영에 치우치지 않고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역사적 비극의 의미를 잊지 않으려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은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내놨다. 그는 “AI는 정보와 지식을 줄 수 있지만 회개하거나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는 없다”며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과 인간의 인격적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기술을 복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AI가 영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20년째 국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6월 5일에 미국을 방문해 보은행사를 열고, 같은달 21일에 국내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음악회와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20년째 국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6월 5일에 미국을 방문해 보은행사를 열고, 같은달 21일에 국내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음악회와 만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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