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도파민 '참교육'과 '죽은 시인의 사회'는 달라" [김소연의 현장 노트]

5 hours ago 2

 배우 차인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배우 차인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장을 낸 배우 차인표가 작품의 의미를 전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인표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진행된 '죽은 시인의 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와 동생과 극장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를 봤다"며 "나오며 관객들을 보는데, 각자 얼굴이 비슷했다. 다들 어떤 시를 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설렘이 있었다"고 작품의 원작에 담긴 추억을 전했다.

이어 "30년이라는 삶을 살고 나서 봤더니 '키팅 선생님 말이 맞았다' 싶더라"며 "인생은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고, 생각하는 대로 가는 거라고 느끼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저에게 제안이 와서 덥석 하게 됐다"고 말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세계적인 명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영화를 연극으로 옮긴 작품. 프랑스에서 2024년 선보여져 2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 누적 관객수 35만명을 돌파한 후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다.

김용관 대표는 "지인을 통해 프랑스에서 이 작품이 있다는 얘길 들었고, 불어도 모르는 상태에서 봤는데도 워낙 좋았고, '참교육'이 화두가 되는 시기에 꼭 필요한 작품이고, 이렇게 유명한 영화, 소설이 왜 무대로 전환되지 않았나 싶더라"며 "꼭 연극으로 하고 싶었고, 우리 사회, 정서에 맞도록 자체적으로 만들게 됐다"면서 한국적인 '죽은 시인의 사회'를 예고했다.

조광화 연출은 "학교 안에서 한정하지 않은 이야기를 펼치려 했다"며 "스승과 제자, 멘토와 자기 일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칫 키팅이 영웅화되고, '키팅이 옳다'고 갈 수 있는데 그렇게 가려고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주인공 존 찰스 키팅 역에는 배우 차인표, 오만석, 연정훈이 캐스팅됐고, JTBC 'SKY 캐슬', tvN '여신강림', '슈릅' 등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룹 SF9 찬희, 그룹 빅스 출신으로 뮤지컬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을 통해 필모를 쌓아온 이재환 등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배우 오만석(왼쪽부터), 차인표, 연정훈이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오만석(왼쪽부터), 차인표, 연정훈이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차인표는 '죽은 시인의 사회'로 첫 연극 도전에 나선다. 그간 많은 드라마, 영화를 통해 신뢰감 있는 연기를 선보여온 차인표는 이번 무대에서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리더십으로 학생들의 영혼을 깨우는 키팅의 모습을 진중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차인표는 "제가 성극을 한 적이 있지만, 연기한 지 33년이 됐는데 연극은 처음"이라며 "연기자로 틀에 갇혀 있었던 거 같고, 이번에 그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를 이번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연극을 하다 보니 옆에 조언을 구했는데 오만석 배우는 '그냥 막 하라'고 하고, 선배 배우들에게도 조언을 구하며 매 시간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행복한 건 젊은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행복한 일인 거 같다"며 "제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이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전달이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차인표는 또 "나이를 떠나 제2의 삶, 제3의 삶을 꿈꾸는 분들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얻으셨으면 한다"고 했다.

차인표와 함께 처음 연극에 도전장을 낸 연정훈 역시 "저도 어릴 때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보진 못했고, 나이를 먹고 로빈 윌리엄스를 좋아해 그의 작품을 찾아보다가 봤다"며 "나이가 든 상태에서 보다 보니 영화가 주는 울림이 있었고, 이 작품이 초연으로 한다고 했을 때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떨림이 있었는데, 도전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고, 이 작품이라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원작에 부족하지만, 저희 밑의 세대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배우 인생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연정훈은 이번 작품으로 첫 연극 도전에 나선다. 부드러운 이미지와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선보여온 연정훈은 자유롭고 따뜻한 키팅의 인간적인 매력을 그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선보일 예정이다.

차인표, 연정훈과 함께 키팅 역을 연기한 오만석은 탄탄한 연기력과 독보적인 무대 장악력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 경신에 나선다. 오만석은 실제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면서, 과거 자신의 스승이었던 배우 남경읍과 극중 사제지간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오만석은 "두 사람은 연극이 처음이지만 정말 처음 같지 않다"며 "무대적 표현을 원래 했던 것처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잘하고 있어서 조언하지 않았다"며 "제가 조언할 만큼 실력이 있지 않아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 김태균(왼쪽부터), 문성현, 오만석, 차인표, 연정훈, 이재환, 김락현, 찬희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김태균(왼쪽부터), 문성현, 오만석, 차인표, 연정훈, 이재환, 김락현, 찬희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한국 초연 라인업은 '우리 시대가 갈망하는 스승'이라는 원작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조합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수십년간 대중문화와 교육계 전반에 깊이 각인돼 현대 젊은이들의 삶의 모토로 자리 잡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상징적 대사와 텍스트의 본질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입시와 사회적 성공만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 소년들이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만의 '시'를 써 내려가도록 이끄는 스승 존 키팅의 서사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치와 공식으로 시의 우열을 가리는 평가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역설하며 소년들의 내면을 일깨우는 키팅의 메시지는 교육의 방향성, 가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포함하며 오늘날의 한국 사회와 교육 현실에도 유효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여기에 조광화 연출, 이동준 작곡, 고태용 의상 디자이너 등 국내 정상급 제작팀의 협업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조광화 연출은 "다같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하는 의미로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영화와 연극의 구조가 거의 동일해서 공간 crying 장면 전환이 많아 고민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영화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보려고 했다. 그래서 열린 공간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화면 전환을 위해 음악을 많이 활용했다"며 "영화의 감동 못지않은, 그 이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겸손하게 못지않은 감동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오만석은 "연출님이 겸손하게 말했지만, 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말 재밌게, 2시간의 시간이 흘러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환은 "이번 연극을 하면서 시와 낭만, 아름다움,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꿈꾸고, 꿈꾸는 것들이 있다면 실천도 하고 도전도 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연정훈은 이런 메시지에 대해 "저는 한국에서도 외국에서도 공부할 기회를 얻었는데, 저도 아이를 키우고 여러 생각을 갖게 되는 작품이었다"며 "제가 키팅 선생님 역할을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해주는 말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며 "그저 어떤 길로 가라고 이러한 옵션이 있고, 이렇게 해야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들에 대해 설명할 뿐이다"고 소개했다.

최근 '참교육'이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 차인표는 "저도 그 작품을 봤고, 도파민도 터지고, 감동도 느끼고, 가슴도 아팠는데, 우리 작품과 '참교육'은 다르다"며 "우리는 인생 하나하나의 선택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거다. 교육 시스템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가치에 대한 질문을 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설가이면서 문학 선생님 역을 하는 것에 대해 "저는 연기도 하고, 글도 쓰고, 남편이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는데, 오히려 이 작품을 하면서 '난 낭만주의자였구나' 싶더라"며 "오히려 저의 길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오만석 역시 실제 누군가의 스승이면서 연기하는 것에 대해 "먼저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라며 "저 사람처럼 살아가야겠구나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참교육'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조광화 연출은 "요즘 이런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학교의 시스템에 대해 나오는 게 아니라 더 보편적이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 성장하는 이들에게 멘토가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오는 7월 18일부터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상연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