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은 누구? 유럽 출신 강세속, 유색인도 하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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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2025.04.22. 뉴시스

제266대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가운데 22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2025.04.22. 뉴시스
7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회의)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다. 차기 교황은 교황 선출권을 가진 80세 미만 추기경 133명의 비밀 투표로 결정되며,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되풀이한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와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두 콘클라베 둘째 날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추기경단 구성이 과거보다 복잡해져 이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추기경의 50% 이상이 유럽 출신이었으나 현재는 30%대로 낮아졌고, 대신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비유럽권 추기경이 절반이 넘는다.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가톨릭계와 외신 등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입장을 계승할 추기경이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 추기경 중 약 100여 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했기 때문.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70)과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69) 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교황청 2인자’로 불리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악화될 때마다 후임으로 거론됐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에 서임했으며, 교황청 국무원 장관으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11년을 함께 해 만약 교황에 선출된다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책을 대체로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향은 강경 보수도, 급진 개혁도 아닌 중도로 알려졌다.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상적, 철학적으로 가장 비슷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적 후계자’로 불린다. 2019년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2023년부터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겸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특사로 활동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들의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하는 등 동성애에 포용적인 입장을 보인데 대해 공개적으로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도 아시아권 교황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하며 아시아 등 비유럽권 출신 추기경들을 다수 임명했다.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됐다. 평소 “미혼모, 동성애자 등에 대한 엄격한 입장이 복음 전파에 해를 끼쳤다”라고 밝히는 등 개방적인 성향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74)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 추기경을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 12명 중 한 명으로 꼽았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바티칸 안팎에 인맥이 두터우며,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소탈한 성품으로 그를 좋아하는 추기경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아시아계 성인으로는 처음으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 성상이 설치되는데 가장 이런 인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밖에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71·콩고민주공화국), 페테르 에르되(71·헝가리),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76·스웨덴), 장마크 아벨린(67·프랑스), 빌렘 에이크(72·네델란드), 찰스 보(77·미얀마) 추기경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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