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원전 수출 협력 체계를 ‘기능별 역할 분담’ 방식으로 재정비한다. 단일 창구로 일원화하기보다는 각 기관의 강점을 살려 단계별로 주도권을 나누는 구조다.
22일 원전 업계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 김회천 한수원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양사 간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원전 수출 과정에서 반복돼온 역할 충돌과 갈등을 줄이기 위한 ‘기능별 협력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새 체계에 따르면 입찰·계약 단계에서는 한전이 전면에 나선다. 한전이 해외 발주처와의 협상, 계약 체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단 업무를 주도하고, 한수원은 건설·운영 관련 기술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원전 사업 특성상 입찰 단계부터 시공과 운영 정보가 필수적인 만큼 양사의 협업을 제도화한 것이다.
반면 실제 사업 이행 단계에 들어가면 주도권은 한수원으로 넘어간다.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이 풍부한 한수원이 중심이 되고, 한전은 계약 이행 관리와 금융 측면에서 지원 역할을 맡는다. 한전이 후반 단계에도 참여하는 것은 계약 체결 주체로서 사업 전반의 계약 이행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데다, 지분 투자 사업의 경우 금융 구조를 설계한 당사자로서 안정적인 운영 수익 확보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사는 실제 계약 체결 시 공동 주계약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 이후 불거진 공사비 정산 갈등과 같은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에는 계약 구조상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면서 양사 간 법적 다툼으로 번진 바 있다.
이번 개편은 기존처럼 국가별로 사업을 나눠 맡던 방식에서도 벗어나는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한전과 한수원이 지역을 구분해 수주를 추진하면서 협상 혼선과 정보 단절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 앞으로는 공동 사업 개발을 기본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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