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브래드포드 韓 첫 전시
주부로 살다 40대에 작가 도전
꿈꾸듯 떠 있는 인물 그림 선봬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활하다 40대에 작가로 변신한 사례는 적지 않다. 하지만 그후 스타로 성공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 '리빙 어 드림(Living a Dream)'을 여는 캐서린 브래드포드(84)는 그 흔치 않은 경우다.
20대 후반인 1968년 남편과 함께 미국 메인주로 이주했고, 이듬해 쌍둥이를 낳아 육아에 전념했다. 변호사 남편의 정계 진출을 뒷바라지하며 오찬과 만찬을 주최하는 삶이었다. 하지만 예술을 향한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1979년 이혼 후 두 아이를 데리고 뉴욕으로 떠났다. 뉴욕주립대에서 순수미술 학위를 받고 70세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나중에야 "당시 우리가 여성으로 자라면서 받았던 삶의 메시지는 '가능한 한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시집 가서 그의 커리어와 출세에 이바지하는 것'이었다. 내가 한 일 중 아마 가장 어려웠던 것은 그 계약을 깨고 홀로 나서는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이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전시장 2층에 걸린 작은 유화 한 점에 눈길이 머문다. 달이 뜬 밤하늘, 집 위로 마치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작품 제목도 '자신의 집 위로 도망치는 아내'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중력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잠든 밤이 돼서야 비로소 자신만의 세계로 날아오르는 주부들의 삶과 갈망이 담겨 있다.
신작을 포함해 20여 점의 회화가 걸린 전시장엔 수영하는 인물, 스카이다이빙하는 사람, 어머니, 슈퍼히어로 등을 그린 작품들이 펼쳐진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메인주의 해안가 풍경들이 배경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공간을 부유하는 듯하다. 몽환적인 느낌이 난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는 흐릿하고 남녀의 구분도 확실하지 않다. 파도가 몸 한가운데로 들어온 듯한 표현 속에서 신체는 주변과 깊이 연결되면서도 완전히 주변과 동화되지 못한 인물들이 묘사된다. 복잡미묘한 돌봄의 세계를 그린 '엄마들의 모임', 태양을 향해 걸어가는 소녀들을 그린 '태양을 맞이하며' 등 주요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는 7월 12일까지.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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