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과 고금리로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인원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10명 중 5명은 집을 구입하기 위해 연금을 깬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 인원은 전년보다 28.1% 증가한 6만4000명, 인출 금액은 40% 늘어난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던 중도 인출 인원과 금액은 4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중도 인출 인원이 늘어난 데는 고금리가 영향을 미쳤다"며 "금리가 높다 보니 시중에서 추가적인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 퇴직연금을 중도에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집 문제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 인출 사유 중 '주택 구입'이 3만3612명으로 전체의 52.7%를 차지하며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주거 임차'가 27.5%로 뒤를 이었다. 10명 중 8명이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는 주거 임차,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