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대결, 이미 조기대선 국면”… 이재명 때리는 與, 문재인 만나는 李

17 hours ago 2

尹 탄핵 놓고 양당 지지층 결집
與, 중도층 겨냥 “李 2심 신속 선고”… “李 믿을 수 없어” 우클릭 행보 견제
野, 내달 연금개혁-추경 구상 밝힐듯
李, 30일 文 前대통령 찾아 신년인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비상계엄 관련 수사를 두고 거대 양당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하면서 조기 대선을 향한 진영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이미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라며 “지금 같은 결집 양상이 쭉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속한 2심 선고를 촉구하고, 이 대표의 ‘경제 우클릭’ 행보를 연일 견제하고 있다. 여당은 비상계엄 관련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윤 대통령의 ‘버티기’ 장기화가 중도 민심에 끼칠 파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설 연휴 이후인 2월 임시국회에서 연금개혁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중요 과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며 대선 후보로서의 능력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가 꿈틀대는 가운데 이 대표는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통합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與, 李사법리스크·우클릭 집중 비판 26일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보수층 결집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중도층을 끌어오는 데 당력을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21∼2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8%, 40%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으나 정치 성향 중도층에선 국민의힘 24%, 민주당 44%로 2배 가까이 차이 났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비상계엄 때 떠난 중도가 최근 많이 돌아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 등 사법리스크 공세를 계속해 민주당과 중도층의 거리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비윤리적인 리더가 국가를 이끈다면 결국 그 사회의 도덕적 기반을 무너뜨리고 국민적 신뢰를 깨뜨리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충분히 계엄도 선포할 수 있는 ‘퍼스널리티(개인 성격)’”라며 “만약 계엄을 한다면 국민의힘 의석만으로는 해제를 못하고 민주당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 우클릭 움직임을 견제하는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 등은 매우 상식적이고 바람직하지만 이 말을 꺼낸 사람이 이 대표이기에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예산 항목이 없어져서 조기 집행으로 해결할 수 없는 민생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해 추경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1∼3월) 예산을 조기 집행한 뒤 추경을 검토할 수 있다던 기존 입장과 달리 조기 추경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 ‘성장’ 이어 ‘통합’, 대선 보폭 빨라지는 李

민주당은 설 연휴 이후 이 대표 주도로 정책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해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앞으로의 핵심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진보의 칼이냐 아니면 보수의 칼이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23일 기자회견에서 기존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 대신 경제성장을 강조했던 이 대표는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구체적인 경제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민주당은 빠른 추경 도입을 위해 기존에 주장해 온 ‘전 국민 25만 원 지원’과 지역화폐 예산 증액 등은 양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이날 국민연금 개혁 논의와 관련해 “2월 중 모수개혁 입법을 완료하고 곧이어 구조개혁 논의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신속한 추진 방안을 검토할 것”을 당 정책위에 지시했다.

중도층과 당내 비명계에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30일 신년 인사차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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