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36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데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5개월 만에 순유출로 돌아서며 한국 자산 전반에서 자금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 우려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 통화정책 경계감이 겹치면서 ‘셀 코리아’가 주식에 이어 채권으로까지 확산한 흐름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채권에서 10조2000억원을 순회수하며 전달 7조4000억원 순투자에서 순유출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잔액도 2월 말 350조7000억원에서 3월 말 340조5000억원으로 10조2000억원 감소했다.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선 것은 5개월 만이다.
만기별로 보면 단기물 위주 이탈이 두드러졌다. 1~5년물 보유잔액은 14조7000억원 줄었고 6개월 이하 구간에서도 5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5~20년물은 1조8000억원, 20년물 이상은 2조8000억원 늘었다. 6개월~1년물에서도 7조6000억원이 유입됐다.
단기물에서는 차익거래 유인이 약해지며 수요가 줄었고, 중장기물에서는 4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둔 선취매 수요가 일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3개월 재정거래 유인(외국인이 환헤지 비용까지 감안하고 한국 단기채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추가 수익)은 지난해 12월 월평균 32bp에서 올해 1월 5bp, 2월 11bp, 3월 2bp로 낮아졌다. 외국인 입장에서 단기채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주식시장 이탈 배경으로는 첫째 중동 전쟁 우려,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둘러싼 논란이 지적된다. 국제유가 상승에 취약한 한국 경제 구조와 그간 누적된 증시 상승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외국인 수요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쟁 발발 이후 주가 하락은 주로 밸류에이션 축소에 기인했고, 기업 실적 전망은 오히려 개선되기도 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2월 말 611원에서 3월 31일 679원으로 높아졌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둘러싼 논란도 외국인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를 곧바로 반도체 업황 악화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많다.
채권시장에서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고유가 장기화 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심이 외국인 채권 수요를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월 말 기준 2월 말보다 38bp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외국인 자금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역시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을 꼽는다. 1일 국제금융센터는 “장기화 우려가 커질 경우 추가적인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130달러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한국 기업의 마진과 거시경제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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