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한 달에 500만원씩 나가는데"…PC방 사장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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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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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부터 손님이 몰리는데 그 시간대 전기요금이 더 오르면 어떻게 버티나요.”

지난 8일 오후 5시께 서울 충무로의 한 PC방에서 만난 업주 권모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매장에는 고사양 PC 수십 대가 열기를 내뿜으며 24시간 ‘풀가동’ 중이었다. 그는 “업무지구 PC방은 오후 6시 이후부터 사실상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며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대 전기료가 최고요금 구간으로 바뀌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저녁 전기요금 ↑


"지금도 한 달에 500만원씩 나가는데"…PC방 사장님 '비명'

다음달부터 저녁 시간에 집중적으로 영업하는 자영업자의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정부가 49년 만에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는 자영업자와 상업시설이 주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요금에도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에 한해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이 시행되고 있다. 낮시간 전기요금을 낮추고 저녁시간 요금을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 평일 오전 11시~낮 12시와 오후 1~3시에 적용되던 최고요금(최대부하) 구간은 중간요금 구간대로 변경됐고, 오후 6~9시는 중간요금에서 최고요금으로 상향됐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저녁시간 요금은 높여 전력 사용량을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저녁시간에 전력 수요가 집중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가동을 늘려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문제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본격적으로 영업하는 자영업자들이다. PC방, 헬스장 등은 저녁 영업 비중이 큰 데다 전력 사용량도 많다. 전력 요금은 이용 업종이나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산업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산업용 고압B’ 요금제를 기준으로 보면 최고요금 구간이 중간요금 구간보다 kWh당 봄·가을(3~5월, 9~10월)엔 11%, 여름(6~8월)엔 36%가량 비싸다.

◇PC방·헬스장 “영업시간 줄일 것”

정대준 한국인터넷PC카페대책연합회 이사는 “PC방은 월 전기료만 150만~500만원씩 내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이라며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피크 시간 요금까지 올리면 버티지 못하는 업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전기료 부담에 영업시간 단축에 나서는 업장도 생겼다. 경기 부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다음달부터 주말 영업 마감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긴다고 공지했다. 이씨는 “전기료와 냉난방비 부담 때문에 회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 저녁은 운영을 할수록 손해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요금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온라인 가짜뉴스 확산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와 SNS 등에서는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 세탁기를 돌리면 전기료 폭탄’ ‘저녁에 건조기 돌리면 전기요금 50% 더 나온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후부에 따르면 개편안은 현재 산업용·일반용을 중심으로 적용되며 주택용 전기요금과는 무관하다. 기후부 관계자는 “가짜뉴스가 많아지다 보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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