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팀 없었다' 벌써부터 독주 체제, K리그 역사까지 새로 쓴 인천 '역대급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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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전에서 박승호의 골로 기뻐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과 원정석을 가득 메운 인천 서포터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달 전남 드래곤즈전 승리 이후 서포터스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야말로 적수가 없다. 프로축구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1 재승격을 향해 거침없는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윤정환 감독은 "독주 체제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겸손한 반응이지만, 역대 K리그2 기록을 돌아보면 '독주'라는 표현은 결코 과하지 않다.

실제 인천은 개막 16경기에서 무려 13승 2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승점은 무려 41점이다. 특히 지난 3월 9일 성남FC전 패배 이후 최근 13경기에선 무려 11승 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2위 수원 삼성(승점 31)과의 격차가 벌써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기록상으로도 압도적이다. 인천은 32득점을 터뜨리며 경기당 평균 2골을 기록 중이고, 실점은 단 9실점만 허용했다. 경기당 평균 0.56실점이다. 골 득실차는 무려 +23으로 2위 수원(+13)과 격차가 크다. K리그2 14개 팀 가운데 여전히 팀 실점이 한 자릿수인 팀은 인천이 유일하다.

K리그2 역사를 돌아봐도 인천의 이번 시즌 레이스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 승강제가 도입된 2013시즌 이후 인천은 역대 K리그2에서 최다 승점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16경기 기준 최다 승점은 말컹이 맹활약을 펼쳤던 2017년 경남FC의 40점(12승 4무)이었는데, 인천이 그 기록을 경신했다.

뿐만 아니다. 16라운드 기준 승리(13승) 역시 K리그2 역사상 가장 많고, 득실차는 2015년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와 공동 1위 기록이다. 2위 팀 기준 승점 차는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이 대구FC에 16점 앞섰던 2014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게 벌어져 있다. 시즌 반환점이 돌기도 전에 독주 체제라는 표현이 나오는 배경이다.


K리그2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 그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득점왕에 오른 뒤, 이적 대신 인천 잔류를 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뒤 K리그2로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른바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압도적인 스쿼드에, 윤정환 감독의 지도력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무고사를 중심으로 제르소, 바로우가 포진하는 외국인 공격진은 K리그1 어느 팀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무고사는 13골 3도움으로 득점과 공격 포인트 모두 리그 선두다. 제르소는 5골 5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공동 3위에 올라있고, 바로우도 1골 3도움으로 힘을 보태는 중이다. 여기에 지난 수원전에서 멀티골 맹활약을 펼친 2003년생 박승호도 벌써 4골을 기록하며 무고사의 파트너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주장 이명주 등 팀 전력의 핵심 자원들은 대부분 팀에 잔류해 여전히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평균 22세' 박경섭-김건희 센터백 라인에 이주용-김명순이 포진하는 양 측면 풀백, 민성준이 버티는 골문 등 수비 라인도 매 경기 큰 변화 없이 유지되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사령탑이 다름 아닌 지난 시즌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던 윤정환 감독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깜짝 부임하고도 빠른 시간 내에 전술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인천이 더욱 무서운 건, 이 정도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데도 결코 자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 정규리그는 23라운드나 더 남았고, 지난달 말 첫 로빈(1~13라운드)이 끝난 만큼 상대도 인천 맞춤 전략을 꺼내기 시작한 상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주전 의존도, 무더워질 날씨 등 앞으로 마주해야 할 변수들이 적지 않다는 것 또한 윤정환 감독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강팀이라고 하더라도 한 시즌 긴 여정 동안 위기는 분명히 찾아온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K리그2 역시 우승팀은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K리그2에서 볼 수 없었던 역대 가장 무서운 기세를 돌아보면, 인천은 우승과 1년 만의 재승격을 조기에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윤정환호' 인천이 방심하지 않고 묵묵히 향하고 있는 유일한 목표이기도 하다. 윤정환 감독도 앞서 2위 수원 원정 승리 이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축구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이겼다고 안일한 생각은 하지 않겠다"면서 "승격이 결정 날 때까지 집중하겠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5일 수원삼성전 승리 직후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는 윤정환(왼쪽)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주장 이명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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