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에서 증권사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과거 ‘큰형님’인 은행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역대급 증시 활황에 힘입어 순이익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예대마진 중심의 은행 이익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증권사가 그룹 내 실적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순이익에서 신한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3.9%에서 지난해 7.5%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비중은 81.1%에서 74.3%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이 1년 새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비중이 가파르게 높아졌다.
NH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그룹 전체 순이익 대비 NH투자증권의 순이익 비중은 28%에서 41.1%로 상승했다. 농협은행 비중은 소폭 내려갔다. 농협은행 순이익 증가율이 0.4%에 그치며 정체된 사이, NH투자증권 순이익은 50.2% 급증한 결과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현재 금융업의 근간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내부에서도 증권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아직 은행 순이익 비중이 60~90%로 크긴 하지만,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비(非)은행 이익 비중이 매년 늘고 있어서다. KB금융지주도 지난해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37%에 달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사내 워크숍에서 “최근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면서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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