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자재난에 건설현장 위기 … 공사비 반영 정부 지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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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동발 자재난에 건설현장 위기 … 공사비 반영 정부 지침 절실"

입력 : 2026.05.08 16:15

허용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기계설비, 건설공사 20% 차지
가격 급등·수급 차질 이중고
금융비 유예 등 지원책 필요
하도급 대신 직접발주 늘면
공사 품질·산업 안전 오를것

사진설명

"중동 전쟁으로 건설 자재비가 급등하고 공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현장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휴전이나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에너지 생산시설이나 공급망이 정상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국내 기계설비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다. 기계설비는 건축물의 냉난방과 공기 청정·환기, 냉온수 공급 등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다. 건설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허용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전쟁으로 기계설비업계가 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망 차질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제13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으로 3년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동 전쟁이란 돌발 변수를 맞닥뜨렸다.

허 회장은 "기계설비 공사는 후속 공정 성격이 강해 자재비 상승과 선행 공정 지연에 따른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며 "더 큰 문제는 수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공사 중단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배관과 보온재 등 주요 자재 가격이 물류비 상승 등 연초 대비 25% 이상 올랐다고 한다. 기계설비 공사의 자재비 총액은 약 6조415억원 규모인데 자재비가 20% 인상될 경우 1조2083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협회는 추정했다.

허 회장은 "중동 정세 여파로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간접비 등 여러 비용이 함께 늘어난다"며 "민간 공사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공사비를 적기에 반영하고 공기 지연에 따른 간접비를 보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비용 유예, 보증 수수료 인하, 사재기·담합 관리 감독 등 지원책도 제안했다.

중동 전쟁 여파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현안이라면 임기 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기계설비 공사의 직접 발주 활성화다. 기계설비법이 2018년 시행됐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직접 발주가 아직 현장에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접 발주 확대는 수주 구조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공사의 품질과 산업 안전을 좌우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지금처럼 하도급 구조에 묶여 있으면 관리비 등 중간 마진이 먼저 빠져나가고 남은 돈으로 공사를 하게 돼 양질의 공사가 어렵다"며 "결국 맨파워가 줄고 부실 공사와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히트펌프에 대해선 선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히트펌프는 공기 중이나 지표에 있는 열을 끌어와 난방·온수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허 회장은 "히트펌프를 이용하기 위해 화석연료 기반 전기를 많이 써야 한다면 재생 에너지로 보기 어렵다"며 "성능계수를 따져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계설비학과를 둔 대학에 발전기금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장학금 규모를 2배로 늘릴 계획이다. 허 회장은 "기계설비는 단순 기능직이 아니라 엔지니어를 키우는 산업"이라며 "학교와 현장을 잇는 인력 양성 체계를 촘촘히 만들어야 산업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 시대엔 엔지니어가 대접받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산업 구조도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회장은 기계설비업계의 화합도 강조했다. 국내 기계설비업체는 1만2000개로 종사자는 77만명에 달한다. 그는 "밖에 나가면 경쟁자이지만 과열 경쟁이 반복되면 결국 업계 전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업계 가치를 지켜가는 분위기를 만드는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허용주 회장

△1961년생 △서울과기대 기계공학과 졸업 △(주)화인메컨 대표 △기계설비신문 대표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이사장 △2026년~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2026년~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

[임영신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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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의 여파로 건설 자재비가 급등하고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기계설비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선행 공정의 지연으로 인한 공사 중단 우려를 경고하며,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와 직접 발주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허용주 회장은 젊은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과 업계 화합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신산업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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