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하면서 여신전문금융업계가 부담을 덜었다. 중동발(發) 리스크 확대로 여신전문금융채권의 금리가 상승해 자본조달 비용이 커졌지만 휴전합의 이후 하락으로 전환했다. 다만 여전업계는 여전채 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본조달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AA등급 3년물 여전채 5개 신용평가사 평균 금리는 2.901%를 기록했다. 전날(2.937%)과 비교해 0.036%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의 이란 직접 타격 후 급등했던 국채 금리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후 하락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여전채는 국고채 대비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구조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여전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다.
여전채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기조 속 연초부터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1월 2일 3.127%에서 시작한 금리는 지난달 7일 2.777%까지 찍으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반등해 2.9%대까지 올라왔다.
여전채는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업계의 주요 자본조달 수단이다. 이런 탓에 여전채 금리는 여전업계의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인 탓에 여전채 금리의 영향력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 카드업계는 자본조달을 조절하면서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여전채를 포함한 기타금융채의 순발행액은(25일 기준) 978억원이다. 전달 순발행액(1조7186억원)의 5.7% 수준에 불과하다. 5월과 비교해 이달 들어 금리 조건이 악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순발행액이란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카드업계가 자본조달 규모를 급격히 줄인 배경에는 업계 전반의 위기감을 반영한다. 최근 신한카드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연말에 이어 두 달만이다.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60명이 넘는 직원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직전 팀장급 자리 28%를 줄인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의 영향이 희망퇴직 신청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는 신한카드를 필두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카드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자급이 많은 역피라미드의 인력 구조로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여전채 금리도 하락으로 전환했다”며 “다만 여전히 금리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본조달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