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대사 대리 “한미간 무역 이미 타격 받는 상황...관세 협상 빠를수록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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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 매경 인터뷰

상호관세 유예, 내달이면 끝나
韓 자동차·철강 고관세 영향권

미북 대화, 트럼프엔 미완과제
긴밀한 한미 공조로 이뤄질 것

경제·산업도 동맹 업그레이드
조선·AI 등 협력할 분야 다양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다시금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매우 강하다는 신뢰를 갖게 됐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17일 서울 중구 주한미국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까지 지켜본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엄중한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회복한 한국인들에게 경의를 표시했다. 이어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한미 양국 간 ‘발등에 떨어진 불’인 관세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사대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북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긴밀한 한미 간 공조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일각의 ‘한국 패싱’ 우려에 선을 그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요약.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계엄 직후 서울에 부임해 5개월이 지났는데 그간의 소회는.

▷미국 정부와 국민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민주주의가 깊이 뿌리내린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어진 국무총리 탄핵과 다른 고위 인사(장관급)에 대한 탄핵은 나뿐 아니라 미국 정부에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이재명 대통령이 승리를 거두자 많은 우려가 사라졌다. 다시금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매우 강하다는 신뢰를 갖게 됐다.

-한국의 정권 교체가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까.

▷물론 각 정당과 정부마다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인 점도 있다. 한국은 중도 좌파든 중도 우파든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자유시장·무역, 민주주의, 법치, 인도주의 같은 가치를 강조해왔다. 솔직히 말해 외교 정책의 큰 방향에서 양측 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것은 20년 전이다.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미 관계와 동맹에 대한 지지가 한국 내에서 훨씬 더 강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반미 시위가 많았지만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친미 시위도 보인다. 그것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이재명 정부의 한중 관계 개선 입장에 대한 생각은.

▷지난 20년간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경제적·정치적 경쟁이 매우 심화했다. 흥미로운 점은 한미 관계에 대한 한국인의 지지가 크게 올라간 반면, 중국에 대한 지지는 상당히 낮아졌다. 그건 명백한 사실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아시아와 이외 지역에 대한 중국의 호전적인 행태도 원인이 됐을 것이다.

미국에 중국은 가장 주요한 전략적 경쟁자이고, 한국은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다. 미국은 한국에 2만85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여러 기지를 운영하며 한국을 방어하고 있다. 한국은 전략적으로나, 경제 관계 측면에서나,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물론 한중 간에도 중요한 경제적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한미 관계와 동등한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운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해석이고, 그 점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새 정부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 속도 조절을 하려는 움직임인데.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I believe the sooner the better).

양국 간 무역이 이미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강에 대해서도 50% 관세가 있다. 상호관세 25% 유예 조치 역시 7월 8일에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이 빨리 끝날수록 좋다. 영국 사례를 보면 합리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되도록 빨리 (한미 간) 관세 협정이 체결되기를 매우 강력하게 권고한다.

-미·북 대화 재개에 대한 전망은.

▷분명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자신의 첫 번째 임기에서 ‘끝내지 못한 숙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 문제를 매우 중요한 미완의 과제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는 전혀 그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4~5년간 더 많은 무기를 개발했고, 더욱 정교한 핵·미사일을 갖추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포탄·무기 제공과 파병 등을 통해) 많은 기여를 했다. 사이버 절도를 통해 막대한 자금도 벌었다. 그래서 북한은 지금 나름 잘 지내고 있고, 미국과 재접촉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화 재개 여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7일 서울 중구의 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조치가 미·북 대화에 도움이 될까.

▷미국이 한국과 긴밀한 협의 없이 북한과 본격적인 대화를 재개할 수 없다는 점은 확실하다. 사람들은 종종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2018년 당시) 모든 흐름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됐다. 기억하는가? 그리고 한국에서 북한으로, 또 미국으로 특사가 파견됐다. 혹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한국과 협의, 공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경제·산업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물론 동의한다. 한국은 최근 5년간 미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 국가인 것으로 안다. 한국 기업의 투자는 규모도 크고, 미국뿐 아니라 한미 양국의 경제 관계에 큰 기여를 했다. 미국은 중국과 달리 (외국 기업에) 정치적 이유에서 보복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실제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간 협력할 분야는 다양하다. 인공지능(AI)처럼 기술을 공유하고, 함께 시설을 만들고, 공급망을 같이 구축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조선업도 많이 거론된다. 미국의 조선 능력은 수요에 비해 제한돼 있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건조 능력과 비용적 효율성, 첨단 기술을 갖추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도 있다. 한국이 에너지를 수입해야 한다면 왜 동맹 국가이면서도 안정적인 공급자로부터 사지 않겠는가. 방위산업도 양국 협력에서 매우 유망한 분야다.

-최근 미국 비자를 받기가 어려워졌다.

▷현재로서는 문화교류(J) 비자와 학생(F) 비자 신규 신청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신규 신청자는 ‘대기’ 상태이며, 언제 인터뷰가 가능한지는 추후 통보될 예정이다.

다만 이는 과거에 문제가 있었던 32개 국가를 염두에 둔 조치이며 한국은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합법적인 F비자와 J비자는 조만간 대기가 해제될 것이고 인터뷰가 다시 진행될 것이다. 그들(신청자들)은 미국에 갈 수 있을 것이다.

■ 조셉 윤은...
△1954년 서울 출생 △웨일스대 학사 △런던정치경제대 석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 △주말레이시아 미국대사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아시아그룹 및 미국평화연구소 선임고문 △태평양도서국협약 개정협상 대통령 특사

[대담 = 신헌철 정치부장 / 김성훈 기자 / 정리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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