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주가치 제고 압박
삼성전자 이사임기 조정에 제동
SK하이닉스 자사주처분에 반대
국민연금이 올해 주요 기업 주주총회에서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부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적었지만, 이재명 정부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호응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확고하게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300건이 넘는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상법 개정 취지를 우회하는 정관변경,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이사회 독립성을 약화할 수 있는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다양한 안건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주요 기업도 국민연금의 반대 압박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삼성전자는 이사의 임기를 유연화하는 정관변경 안건에서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 임기를 3년에서 3년 초과 금지로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집중투표제를 우회하기 위한 '시차임기제' 도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시차임기제란 경영권 방어장치의 일종으로 이사의 임기를 분산시켜 이사진의 일시 퇴임을 막는 제도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처분 계획에 대해 반대표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취득 당시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임직원 보상 목적의 처분을 결정했다. 3차 상법 개정에 따르면 신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6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하는데 임직원 보상의 경우 주총 승인을 받으면 보유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이 역시 주주가치 제고라는 상법 개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봤다. 현대차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은 자사주 처분 계획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주요 기업의 사외·사내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국민연금은 대거 반대표를 행사했다. 회사와 이해관계로 인해 이사회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사외이사가 타깃이 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민연금은 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은행 등 금융지주에 대해서도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부결로 이어진 경우는 적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기업 안건은 국민연금의 반대와 관계없이 모두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 중 부결로 이어진 사례는 효성중공업의 이사 수 축소 안건 정도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 지분율은 5~10% 내외여서 혼자 힘으로 안건을 부결시키기 어려운 구조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이 부결로 이어진 경우는 2024년 기준 4%에 불과하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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