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전 폭격·미국 반도체 악재
코스피 5700선으로 미끄러져
코스피가 5700선으로 후퇴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가스전을 폭격했다는 소식에 유가·환율 리스크가 불거진 데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하락까지 겹쳐서다.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3% 내린 5753.2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조8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는 공세 속에 지난 13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처음 하락 마감한 것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외에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축소되며 외국인들의 엑소더스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이란전 관련 뉴스에 출렁거렸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규모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폭격하자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또다시 100달러에 다가서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였다. 이에 하락폭을 키우던 코스피는 오전 10시 들어 낙폭을 축소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격이 없다면 추가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는 글을 게시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는 정오 무렵 5860선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다만 오후 들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공격받았다는 뉴스가 나오며 다시 낙폭을 키웠다.
특히 18일(현지시간)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마이크론이 정작 시간 외 거래에서 4% 넘는 하락폭을 보이자 한국 메모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흔들렸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도 더 이상의 마진 개선이 힘들다는 우려와 시설투자를 위한 자본지출 부담 등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84% 하락한 20만500원에, SK하이닉스도 4.07% 떨어진 101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마이크론이 가이던스에서 제시한 매출 증가폭이 다소 보수적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를 웃돈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매파적 성향을 나타낸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미국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2월 미국 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이란전 여파가 유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임에도 인플레이션 부담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그간 성장주 테마 효과로 상승하던 종목들도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로봇 테마로 그간 급등했던 현대차는 4.22% 떨어졌고 현대모비스 역시 3.95% 내렸다.
증권주도 증시 하락에 휘말리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각각 전일 대비 4.58%, 4.98% 하락한 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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