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의 레전드 ‘28’시리즈, 18년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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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감독 ‘28년 후’ 오늘 개봉
‘분노 바이러스’로 고립된 英 배경
진화한 좀비 통해 인간 본질 성찰

영화 ‘28년 후’는 바이러스에 잠식된 세상을 마주한 소년의 이야기다.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 ‘28년 후’는 바이러스에 잠식된 세상을 마주한 소년의 이야기다.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이 영화를 다시 만든 건 팬들의 사랑입니다. 하하.”

19일 국내 개봉하는 좀비 영화 ‘28년 후’를 연출한 영국 감독 대니 보일(69·사진)은 18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간담회에서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는 “약 20년 동안 다양한 관객이 이전 작품(‘28일 후’)을 보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참 뿌듯했다”며 “이번 영화가 다시 만들어진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식지 않는 팬들의 애정 덕분”이라고 했다.

좀비 영화의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되는 ‘28’ 시리즈가 다시 돌아온다. 1편 ‘28일 후’(2002년)는 ‘달리는 좀비’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공포를 넘어 좀비와 싸우는 인간의 선악을 성찰하는 이야기는 이후 영화 ‘월드워Z’(2013년), ‘부산행’(2016년) 등 많은 좀비 영화에 영향을 끼쳤다. 이번 신작은 2편 ‘28주 후’(2007년) 이후 18년 만에 돌아오는 세 번째 이야기. 1편 연출자였던 보일 감독과 각본가 앨릭스 갈런드가 다시 뭉쳤다.

신작은 ‘분노 바이러스’가 영국에 퍼진 지 28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살아남은 이들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홀리 아일랜드’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간다. 여기서 태어난 한 소년이 난생처음 섬을 떠나 바이러스에 잠식된 본토에 발을 디디며 벌어지는 생존 여정이 이번 작품의 뼈대. 전작보다 더욱 깊어진 절망감과 고립된 세계가 돋보인다.

특히 영국이 해상 봉쇄로 유럽 대륙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됐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보일 감독은 “세계가 팬데믹을 겪으며 거리와 도시가 텅 빈 모습을 보지 않았나. 그 장면이 ‘28일 후’의 이미지와 겹쳤다”며 “브렉시트(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같은 현실적인 요소도 반영됐다”고 했다.

좀비는 더 다양하고 지능적으로 진화했다. 벌레를 먹고 사는 비대한 좀비, 무리를 지어 인간을 사냥하고 분배하는 좀비까지 등장한다. 보일 감독은 “그동안 너무 많은 좀비 영화가 나와 더 독창적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이번 작품은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그 본질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시리즈의 3편 격이지만 ‘28년 후’는 그 자체로도 3부작으로 기획됐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3부작의 1편이다. 내년에 공개되는 2편에는 ‘28일 후’에서 주인공 ‘짐’을 연기했던 배우 킬리언 머피가 출연한다. 머피는 ‘28년 후’ 3부작의 총괄 프로듀서도 맡았다. 보일 감독은 “머피는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과 새로운 시리즈를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 고리”라고 귀띔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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