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찰 첫 외국인 주지스님 "젊은 불교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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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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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천년고찰 회암사가 외국인 주지 인공 스님을 통해 한국 불교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인공 스님은 5개 국어를 구사하며 한국에서의 삶을 통해 불교의 핵심인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한국에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그는 불교의 가르침이 젊은 세대에게 불행과 행복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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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천년고찰 회암사 이끄는 34세 인공스님
인도서 출가 후 한국에 정착
한국어 등 5개 언어에 능통
한국 불교는 마음 수행 중요
화장실 청소할때도 기쁜마음
물질 말고 마음서 행복 찾길

사진설명

경기도 양주 천보산 기슭에 있는 천년고찰 회암사가 한국 불교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해 9월 조계종 제25교구 본사 봉선사 주지인 호산 스님의 파격적인 임명으로 34세의 인도 출신 인공(印空) 스님이 4년 임기의 주지로 취임하면서다. 조계종 공찰(종단에 등록돼 소유자가 법인 단체인 사찰)에 외국인 출신 주지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 스님은 "호산 스님은 기도와 법문, 한국어를 잘하면 기회를 줘 젊은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고 말했다. 회암사는 보물 4점을 보유한 조선시대 왕실 사찰로, 현재 4명의 외국인 스님이 수행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한 그는 민족어·지역어·힌디어·영어에 한국어까지 5개 국어 능통자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타왕'에서 태어난 그는 여덟 살에 3000명 규모의 남인도 티베트 불교 대사찰로 출가했다. 인도인들이 99단 구구단을 외우는 것처럼 스님들도 경전 통암기가 일상이다. "머리 좋은 스님들은 금강경이나 경전 한두 권을 통째로 외웠죠. 암기가 없으면 토론도 불가능했습니다."

2009년 한국 스님의 권유로 인생 두 번째 출가를 결심했다. 한국에서 5년만 공부하자는 생각이었다. 송광사에서 공부하던 중 폐에 바람이 드는 기흉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며 한국의 의료 수준에 감탄했다. "인도에선 치료받기 어려웠을 겁니다. 아프고 나서야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지 알았죠."

통도사 강원과 율원,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는 동국대에서 인도철학과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인도와 다른 한국식 수행의 핵심을 묻자 '마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 공간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는 공공 생활엔 배려와 양보가 필수입니다. '내가 더 청소했는데' 하는 분별심이 생길 땐 '가장 더러운 곳을 청소할 때 가장 큰 공덕이 있다'는 스승의 말씀을 떠올렸죠. 화장실 청소도 즐겁게 했습니다."

인공 스님은 "공덕이나 복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자리를 생각하면 '그동안 했던 것들이 결과로 오는구나' 믿게 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최근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에서 인정받은 것도 있고 다시 인도로 돌아가려니 도반 스님들이 너무 선배가 돼 있어 공부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부처님이 얻으신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건데, 장소와 환경은 큰 상관이 없겠다고 느꼈습니다."

한국의 출가자 감소에 대해 "스님이 줄어도 불교를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식이 쌓이고 사상이 풍부해질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괴로움과 즐거움의 모든 답이 불교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템플스테이에 온 젊은이들에게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건물주'라고 해요. 그건 행복이 아닙니다. 출발점이 잘못됐죠. 진정한 행복은 마음에 있어요."

[양주 이향휘 선임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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