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스 마줄스(라트비아)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4경기 만에 따낸 값진 승리였다.
한국은 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최종 6차전에서 일본을 81-79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3승 3패, 승점 9를 기록하며 조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은 예선 1라운드에서 일본, 중국, 대만과 함께 B조에 속했다. 일본이 4승 2패, 승점 10으로 조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3승 3패, 승점 9로 2위에 올랐다. 중국도 한국과 같은 3승 3패, 승점 9를 기록했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3위가 됐다. 중국 역시 2라운드 티켓을 따냈다. 대만은 2승 4패, 승점 8로 조 최하위에 머물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한국에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일본에 패했다면 월드컵 예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NBA 서머리그 일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이현중(샌안토니오 스퍼스), 발목 부상으로 빠진 이정현(고양 소노)의 공백 속에서도 일본을 잡아냈다.
이번 아시아 예선 1라운드에서는 각 조 4개 팀 중 상위 3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까지 통과하면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FIBA 농구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은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하고 총 7장이다.
마줄스 감독에게도 의미 깊은 승리였다. 대표팀 부임 후 첫 승이었다. 한국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1~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마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초반 3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특히 지난 3일 고양 홈에서 열린 대만전에서는 한때 19점 차로 앞서고도 이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연장 끝에 패했다. 충격이 컸다.
그래도 한국은 최종전에서 웃었다. 마줄스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부임 첫 승과 2라운드 진출을 동시에 이뤄냈다.
경기 후 마줄스 감독은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다. 대표팀 부임 후 첫 승이다. 그 이전에 3전 전패를 했는데도 한국을 위해 응원해주고 기다려줘서 감사하다.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첫 승 소감을 밝혔다.
마줄스 감독은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 바닥을 찍었기 때문에 이제 올라갈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올라갈 수 있다는 의지가 보였다.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경기에 뛸 준비가 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에서 1초를 뛰든, 40분을 뛰든, 혹은 아예 뛰지 않았든 훈련과 코트 위에서 밝은 에너지와 허슬 플레이, 수비를 보여줬다. 지난 4경기 중 이번 경기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보여준 것 같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줄스 감독은 타이트한 수비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에디 다니엘(서울 SK)도 칭찬했다. 그는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다니엘은 소속팀에서도 그런 역할을 해주는 선수다. 오늘 보여준 열정과 파이팅은 대단했다"며 "그레이트 가이"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최준용(부산 KCC)이 있었다. 한국이 위기에 몰린 순간마다 최준용이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한때 두 자릿수 차 리드를 내줬지만, 최준용의 활약을 앞세워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한국이 3쿼터 중반 40-51로 뒤진 상황에서 최준용은 추격의 3점슛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에도 점프슛과 속공 득점, 상대 파울을 유도한 자유투까지 더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40-51로 뒤졌던 한국은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51-54까지 추격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올린 11점 중 9점을 최준용이 책임졌다. 이후 한국은 에디 다니엘의 강력한 덩크슛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최준용은 55-54를 만드는 역전 득점까지 기록했다.
마줄스 감독도 최준용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최준용은 정말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다. 모든 경기에서 에너지와 투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농구를 좋아하고, 이기는 것도 좋아한다. 열정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있는데, 최준용은 모든 것을 내줄 준비가 돼 있는 선수"라며 "약간의 부상을 안고 있는데도 경기를 소화했다.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마줄스 감독은 최준용의 경기 운영 능력도 높게 봤다. 그는 "최준용은 경험이 많고 경기 흐름을 이끌 줄 아는 선수다. 적절한 타이밍에 파울을 얻을 줄 알고, 패스도 만들 줄 안다"고 설명했다.
마줄스 감독은 최준용을 위한 여러 구상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출전 시간 관리다. 마줄스 감독은 "코치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최준용을 4쿼터, 가장 필요할 때 기용하는 것"이라며 "최준용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줄스 감독은 최준용 외에도 장재석(부산 KCC), 이승현(울산 현대모비스) 등 베테랑들의 투지를 높게 샀다.
4쿼터 막판 일본에 추격을 허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농구에서는 많은 득점을 할 수도 있고, 내줄 수도 있다. 일본이 4쿼터에 좋은 플레이를 많이 했고 득점했다. 이 역시 경기의 일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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