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현장 아는 AI 만든다…LG전자 주도 피지컬AI 국산화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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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에서 LG전자 관계자가 사람의 몸짓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에서 LG전자 관계자가 사람의 몸짓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정부와 국내 주요 기업·대학이 로봇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피지컬 AI’ 핵심기술 국산화에 나선다. 외산 시뮬레이터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제조·물류 현장에 적용 가능한 한국형 월드모델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1년 8개월간 진행되며 총 340억원이 투입된다. LG전자가 주관기관을 맡고 마음AI, KT, 로보티즈, 홀리데이로보틱스, 크라우드웍스, 알체라, KAIST, 서울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10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한다.

핵심은 로봇이 물리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월드모델’ 개발이다. 월드모델은 로봇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 전 가상 환경에서 충분히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정부는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연계해 실제 로봇의 동작 성공률을 기존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김영준 LG전자 연구소장은 이날 발표에서 “로봇을 실제 현장에 적용해보면 잘하는 일도 있지만 복잡한 문제를 연속적으로 수행하거나, 물리적 상식을 바탕으로 어디를 잡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물리 세계에 대한 이해를 내재화한 월드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조 현장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글로벌에서도 코스모스나 지니 같은 월드모델이 공개되고 있지만 제조 환경에 대한 이해는 아직 떨어진다”며 “제조 영역은 설비와 공정, 운영 경험이 결합돼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 현장 중심의 데이터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은 월드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 실증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연계를 맡고, KT는 자체 AI 모델 ‘믿음’과 로봇 플랫폼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에 참여한다. 로보티즈는 로봇 하드웨어와 행동 데이터를 제공하고, 홀리데이로보틱스는 국산 물리 시뮬레이터 개발을 맡는다. 크라우드웍스와 알체라는 피지컬 AI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 수집을 담당한다.

김 소장은 “이번 과제는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 적용하면서 문제를 찾고, 그 데이터를 다시 월드모델 학습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전체 파이프라인을 국산 기술로 구현한 K월드모델의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피지컬 AI 강국 도약을 위한 국가 전략기술 확보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피지컬 AI 핵심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정부도 연구 현장의 도전과 혁신이 빠르게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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