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많은 책임감을 안고 현안을 해결하겠다.”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43)은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당선 소감을 밝혔다. 대한탁구협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지내며 쌓은 경험과 역량을 앞세워 한국체육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의지였다.
유 신임 회장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1206표 중 417표를 얻어 당선됐다. 선거인단 2244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53.87%였고, 유 회장의 득표율은 34.57%였다. 2번째로 많은 표를 획득한 이기흥 전 회장(379표·31.42%)과 격차가 불과 38표일 정도로 초접전이었다.
비관적 전망을 딛고 체육계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애초 3연임에 도전한 이 전 회장의 기반이 탄탄했던 데다, ‘범야권 단일화’도 이뤄지지 않아 고전이 예상됐다. 선거운동 막판에는 유 회장을 향한 일부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유 회장은 자신감을 갖고 선거에 임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결승과 2016년 IOC 선수위원 선거 등 승산이 적었던 대결에서 예상을 뒤집었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일화 실패에 따른 표 분산 우려는 진심을 담은 선거운동으로 극복했고, 다른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는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전면 반박해 차단했다.
유 회장은 “그저 진정성을 갖고 한국체육의 발전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면 꼭 당선될 것이라 믿었다.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결승, IOC 선수위원 선거 등 숱한 고비를 잘 넘겨왔고, 당시보다 더 열심히 이번 선거운동에 임했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당선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 한국체육의 현안 해결에 전력투구할 생각뿐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IOC 위원 재도전, 체육회와 정부 사이 스킨십 강화 등은 후순위다. 유 회장은 “그동안 정부와 적대관계인 적이 없기 때문에 대화로 갈등을 해결해나가겠다. IOC 위원 선거는 내년 3월에 있기 때문에 나중에 생각해보겠다”며 “현안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정부와 대화를 통해 현안을 더욱 빨리 해결할 수 있다면 하루빨리 소통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엘리트체육을 관장하는 체육회가 2016년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했지만, 이후 구조적 부분이 정비되지 않았다. 정비만 된다면 엘리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관련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변화의 열망을 보여주신 체육인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