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줄여 서울 주택 공급을 앞당기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정비계획과 인허가 절차를 묶고, 공사비 갈등과 이주 문제를 서울시가 관리해 15년 안팎인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시장의 부동산정책인 ‘신속통합기획’이 정비계획 수립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정 후보는 착공과 입주까지 남은 절차를 줄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구역 지정만으론 주택 공급 안 돼”
정 후보는 29일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내 장위14주택재개발구역을 찾았다. 장위뉴타운은 2005년 대규모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구역 해제와 재추진을 거치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대표적인 강북 정비사업지다. 정 후보는 이곳에서 “장위동은 구역 지정만으로는 주택 공급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구역 지정 이후 착공과 입주까지 책임지는 실행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신통기획만으로는 착공과 입주까지 이어지는 공급 성과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 아파트·빌라 공급 물량은 직전 10년 평균 대비 인허가 62%, 착공 58%, 준공 71% 수준에 그쳤다”며 “오 시장의 연평균 8만 가구 공급 약속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성과는 부족했다”고 했다.
이에 평균 15년 안팎 걸리던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줄이기 위해 기본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도 한 번의 총회와 인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주 수요 관리 방안도 정비계획 단계에 미리 반영해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월세 불안과 주민 갈등을 줄이기로 했다.
사업성이 낮아 재개발·재건축이 멈추는 문제도 손보겠다고 했다. 용적률 특례 지역을 준공업지역까지 확대하고, 조합이 공공에 넘기는 임대주택 매입가격 산정 기준을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건축비의 8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공사비 갈등이 있는 현장에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한국부동산원 등이 참여하는 검증단을 보내고, 원하는 조합에는 시장 직속 정비사업 전문 매니저를 파견한다.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구역 지정 권한은 자치구로 넘겨 속도를 낼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공정비도 병행”
정 후보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만으로는 공급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며 공공정비와 실속주택, 매입임대도 함께 제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도심 공공복합개발 34곳과 LH·SH의 공공재개발 31곳을 다시 활성화하고, 정부와 협의해 LH 수도권 정비본부 및 SH 전담조직을 두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세보다 낮은 주택과 전·월세 대응 물량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서울 도심 3만2000가구 조기 공급과 공공부지 활용, 민간 정비사업의 공공기여분 전환 등을 통해 ‘실속주택’을 마련하고, 매입임대도 매년 7000~9000가구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도 재개발·재건축 공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대책은 공급”이라며 2031년까지 재개발·재건축 31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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