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촉발된 불매 운동 영향이 실제 소비 지표 악화로 나타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직접 대국민 사과했으나 여론이 쉽사리 돌아서지 않는 분위기다. ‘소비자 감수성’이 기업 성과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단 걸 보여주는 사례란 평이 나온다.
27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최근 1주간(지난 17일~23일) 스타벅스코리아의 신용카드 결제액(추정치)은 약 522억원으로 전주(약 637억원) 대비 약 18.1% 감소했다. 특히 온라인 부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사이렌 오더 등 스타벅스 온라인 결제 금액은 346억원에서 272억원으로 약 22% 줄었다.
스타벅스 공식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8~24일 기준 스타벅스 앱의 주간 활성 이용자(WAU)는 약 385만명으로 전주(364만명)보다 5.8% 늘었다. 다만 이는 논란이 일자 앱 내 선불충전금이나 모바일 금액권 환불 방법 등을 확인하려는 이용자가 늘어난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행사 포스터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5월18일이라는 날짜와 ‘탱크’라는 표현을 병기하면서 역사적 사건을 폄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정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의 마케팅을 진행한 임직원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다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를 만한 결론은 내놓지 못했다. 문제가 된 마케팅 기획에 관여한 직원 3명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면서 조사에 한계가 있었고, 기업 차원에서 개인의 사적 기기 제출을 강제하기에는 법적 제약이 크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룹 총수가 직접 고개를 숙이며 진화에 나섰지만 한 번 돌아선 소비자 여론은 금세 회복하기 어려운 모습.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교환권’ 카테고리의 판매 순위를 보면 스타벅스 식음료 교환권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8위까지 떨어졌다. 마케팅 논란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스타벅스는 1999년 국내 진출 이후 단순한 커피 판매점이 아닌 업무와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매장을 설계하며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했다. ‘스타벅스에 가면 뉴욕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세련된 공간 마케팅을 앞세워 독보적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가 수십 년간 구축해온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 이용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충성 고객이 두터운 브랜드인데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현대사회에서 소비자 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한다. 회사가 소비자 권리나 사회적 현상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경영 전반에 어떻게 반영하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한 대학 교수(경영학)는 “최근 기업 윤리는 기업의 성과를 좌우할 정도로 핵심적인 변수로 떠올랐다”며 “특히 젊은 소비자층일수록 기업의 공정성과 윤리를 매우 중요한 가치로 보기 때문에 과거처럼 브랜드 힘만으로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나 부적절한 메시지에 과거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단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조직 문화 등 기업 활동 전반에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윤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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