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90%
"정년후 근로 의향"
이르면 내달부터
'65세 이상' 20%
초고령사회 진입
"활력있는 시니어
인력활용 고민을"
정보기술(IT) 기업 SSMM의 원덕환 연구개발부장(60)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음성 변조를 탐지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30년 가까이 학원에서 가르치는 일을 했다. 운영하던 학원이 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하자 지난해 서울시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해 SSMM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했다.
그의 경륜과 능력이 경영진의 눈에 띄어 두 달 뒤 과장이 됐고 곧 부장으로 올라갔다. 원 부장은 "인턴으로 입사했을 때 회사 대표보다 10살 넘게 많았다"며 "부족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 밤늦게까지 독학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30년 이상 공무원으로 일했던 김무영 씨(69)는 퇴직 후 '나무 치료사'로 변신했다. 낯선 직업이지만 이 직업을 알게 된 김씨는 "딱 내가 할 일"이라고 무릎을 쳤다. 2018년 공공 수목의 경우 나무 전문가를 통해 관리하도록 관련법이 정비되자 김씨는 수목치료기술자 자격을 따고 나무병원을 열었다. 김씨는 "직장에서 얻은 지식과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면
14일 관련 통계에 따르면 1600만명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 출생)가 속속 고령화하며 초고령사회 진입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을 기준으로 고령인구 비율은 이르면 오는 12월 20.0%에 도달한다. 8월 19.6%, 9월 19.7%, 10월 19.8%로 매달 0.1%포인트씩 높아지고 있다.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7%), 2017년 고령사회(14%)에 진입한 한국은 저출생 영향으로 초고령사회(20%) 진입 시점이 2년 빨라졌다. 인구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과 부양 비용 증가로 사회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지만, 베이비부머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교육 수준이 높고, 자산이 많으며, 건강을 중시하고, 정년 후에도 일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매일경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9~31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베이비부머 5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0%(485명)가 '정년 이후 근로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두희 고려대 명예교수는 "현재 60·70대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면서 "활력 있는 시니어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베이비부머를 W세대(Wisdom·Wealth·Well-being·Work)로 명명하고 앞으로 이들이 초고령사회에서 새로운 일꾼이자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방안을 제시해나갈 예정이다.
W세대
1955~1974년 출생한 세대로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Wisdom) 수준이 높고 자산(Wealth)을 많이 축적했으며 건강관리 등 웰빙(Well-being)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정년과 상관없이 일(Work)에 대한 의지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최재원 기자 / 김정범 기자 /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