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의총, 2시간 넘게 당무보고… “지도부가 침대축구” 논란 불거져
조경태 “내란수괴 절연 못하면 참패”
장동혁 “지지층 71%의 뜻” 강변
소장파 “당 망해도 당권쥐면 끝이냐”
● “지도부가 ‘입틀막 총회’ 유도”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가량 진행된 의총에선 당무 보고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김수민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 등이 1시간 이상 당명 개정 작업을 설명했고, 정강·정책 개정 관련 보고가 이어진 것. 전날 당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이후 당명을 개정하자고 뜻을 모은 것을 의총에서 보고하고 결론을 내린다는 취지였다.
당무 논의가 길어지자 일부 의원은 “노선 문제를 토론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논의까지 한 뒤에야 의원들이 당 노선 등에 대해 발언할 수 있었다.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이 “내란 수괴범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참패한다. 국민의힘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순장조인가”라고 날을 세우는 등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장 대표가 직접 나섰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 세력과의 연대를 시사한 20일 기자회견의 근거로 일부 여론조사를 제시했다고 한다. MBC 조사에서 당 지지층의 71%가 ‘윤 전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세력까지 폭넓게 포괄해야 한다’고 답했고, 여의도연구원 조사에선 지지층의 75%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가 잘못됐다고 답한 것을 들어 자신의 기자회견은 정당했다는 주장한 것. 그러면서 장 대표는 “언론에 소개되는 표현보다 회견문 전체를 읽어봐 달라”며 “대표로서의 고민과 생각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 대표가 여론조사의 일부 대목만 추려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장 대표 발언은) 민심과 괴리돼 있다. 외부 전문가를 불러 여론조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계파색이 옅은 김미애 의원도 “더 객관적인 외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민심을 확인했으면 좋겠다. 지역에서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은 오후 1시 30분경 종료됐고 토론은 약 40분만 진행됐다. 오후 2시부터 공천관리위원회 등 다른 일정이 예정돼 있었던 탓이다. 의총 말미에는 결국 30명 정도만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당명 개정 중단 여부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의원은 “지도부가 침대축구를 하면서 ‘입틀막 총회’가 되게끔 유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당 망해도 당권만 쥐면 그만인가”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배현진 의원은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대폭락한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한가한 시기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재선 조은희 의원은 의총장을 나오면서 “당명 보고를 짧게 해달라고 했는데, 계속 선수를 바꿔가면서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 의총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윤 어게인’으로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는지 전 당원에게 물어보자, 이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수도권 초선 김용태 의원은 의총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이 망해도, 당권만 쥐고 있으면 그만이냐. 개혁이 곧 반대파에 대한 굴복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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