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나님이 전쟁 지지”… 아이들 앞에서도 “이란은 적”
헤그세스 “폭력을” 기도 이어 “미군 구조는 예수 부활”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활절 다음 날인 6일 워싱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거듭 ‘신(神)’을 거론했다. 그는 3일 이란에 격추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의 조종사와 무기체계 장교 등 미군 2명을 무사히 구조한 작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이 ‘신이 이란 전쟁을 지지한다고 믿느냐’고 묻자 “그렇다. 하나님은 선하시다(God is good)”고 답했다.
특히 그는 첩보 영화를 방불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구조 작전이 부활절 연휴 기간에 이뤄진 것 또한 신의 뜻과 무관하지 않다며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보고 계셨다”고 했다. ‘하나님은 선하시다’는 말은 천신만고 끝에 구조된 무기체계 장교가 미군 지휘본부에 구조 요청을 하며 보낸 메시지로도 최근 주목을 받았다.
전쟁 장기화, 종전 전략 부재 등으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 부활절 서사 등을 통해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수 부활 서사 차용하고 언론 위협도
그가 어떤 언론사와 기자를 지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당시 뉴욕타임스(NYT), CBS, 액시오스 등 여러 언론사가 조종사 구출 소식을 보도했다.
● 트럼프, 아동 초청 부활절 행사서도 전쟁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어린이들과 함께한 부활절 행사에서도 전쟁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그는 부활절을 상징하는 토끼 ‘이스터 버니’의 머리띠를 착용한 어린이 수백 명 앞에서 “이란보다 (미국에) 더 적대적인 상대는 없다”며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미국의 거듭된 공격으로 이란이 지금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아이들과 ‘달걀 굴리기(Easter Egg Roll)’ 행사를 가졌다. 187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추첨으로 선정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대통령 부부와 달걀 굴리기, 동화책 낭독 등을 즐긴다. 이런 행사에서 전쟁을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 주던 중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인지 능력 저하로 서류를 자동 서명기로 결재했다는 이른바 ‘오토펜(전자 서명 기기)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바이든은 자기 이름조차 직접 쓸 수 없어서 오토펜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들 앞에서 정적을 폄훼한 것을 두고도 역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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